우유가 1인 가구 증가세 속에 맛과 취향에 따라 즐기는 기호식품이 되면서 판매형태와 제품군에도 색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유는 2013년 대형마트를 포함한 할인점의 판매비중이 23.9%로 편의점의 판매비중인 22.0%보다 높았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편의점 매출비중이 할인점을 추월하며 올해 상반기 판매비중은 편의점이 25.2%, 할인점이 22.7%로 나타났다.

 

▲ 편의점 GS25에 컵커피와 우유가 진열되어 있다. 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이렇게 우유의 편의점 판매가 확대된 것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1ℓ이상의 대용량보다 300㎖ 전후의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체별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의 잇따른 출시도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국민 10명 중 1명이 혼자 사는 시대가 찾아옴에 따라 우유도 소용량 제품, 간편 식사대용 제품군으로 빠르게 합류하며 판매처도 24시간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300㎖대 내세운 유통업체

유통업체들은 편의점 판매용 우유 제품을 속속 선보여왔다. 특히 편의점에서는 식사대용으로 300㎖대의 가공우유와 우유를 포함한 커피제품이 인기다.

 

▲ 일동후디스 앤업카페 3종 (사진제공=일동후디스)

 

일동후디스는 지난 6월 출시한 300㎖ 텀블러형 컵커피 '앤업카페300' 3종에 우유를 사용한 라떼텀블러를 포함해 특히 여대생들로부터 호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유업은 지난 1995년 처음 출시한 310㎖용량의 '우유속에' 시리즈가 2000년 중반 이후 1인가구 증가와 함께 인기를 끌자 딸기, 바나나, 코코아, 모카치노, 마끼아또 등 5가지 맛을 추가해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동원 F&B(에프앤비)는 2007년 우유 포장에 명화를 넣은 310㎖용량의 덴마크우유 시리즈를 출시한 후 최근에는 카페라떼 민트, 로얄밀크티, 카페라떼 토피넛 등 다양한 가공우유 제품을 출시하며 2030 여성 고객들을 포섭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초코와 치즈를 섞거나 딸기와 바나나를 혼합하는 등 두 가지 맛을 내는 우유를 출시했고, 남양유업은 기존의 다크 초콜릿이 주를 이루던 초코우유 시장에 250㎖용량의 화이트 초코맛의 '화이트에몽'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

▲ 가성비 1등 편의점 PB 상품

최근 편의점 우유시장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PB(자체브랜드·Private Brand) 상품이다. 실속파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 대비 품질과 맛이 좋은 PB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수박 농축액을 넣은 고창 수박우유를 PB 상품으로 출시했다. 지역 명물 고창 수박을 원재료로 당도가 높은 수박 원액을 그대로 사용하여 수박 화채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구현했다. CU는 대용량 초코·바나나·딸기 우유를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코·바나나·딸기 우유는 200㎖이지만, CU의 제품은 500㎖의 대용량이다. 이 제품은 입소문을 타며 출시 3개월 만에 가공유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빅사이즈의 가공유 시장을 열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대용량 우유는 흰우유뿐’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시도로 SNS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우유시장의 유통, 소비 흐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편의점 고객에 맞춘 가공우유와 라떼, 모카 등 우유를 사용한 제품은 더욱 다양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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