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전 주무관/사진=JTBC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이명박 정부가 민간인 사찰 폭로를 입막음 하기 위해 국정원 특수활동비 5000만원을 사용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가운데, 장진수 전 주무관이 언론을 통해 공개했던 돈다발 사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2012년 4월4일 시사평론가 김종배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 출연해 류 모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국장)이 전달했다는 5000만원의 사진 5장을 공개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공개한 돈다발 사진/사진=CBS 방송화면

장진수 전 주무관은 류 전 국장이 돈을 건네면서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것”이라 말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장진수 전 주무관은 정부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최 모 전 청와대 행정관 지시로 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한 사실을 진술한 직후여서 민정수석설에서 회유에 나선 것이란 의혹을 샀다.

류 전 관리관이 건넨 돈은 5만원권 100장으로 구성된 돈다발 10개가 ‘관봉’ 형태로 되어 있어 돈의 출처를 놓고 여러 의혹이 일었다. 관봉은 한국은행이 돈을 출고할 때 지폐 100장을 가로세로 십자 형태로 묶는 것을 칭하는 용어다. 당시에 관봉으로 묶여 있는 형태로 볼 때 청와대 특수활동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인사를 국정원 돈으로 '입막음'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장석명(54) 전 비서관에게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장물운반 등 혐의로 장석명 전 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25일 증거 인멸 가능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장석명 전 비서관은 '민간인 사찰 및 증거 인멸을 청와대가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 돈을 전달하도록 류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장석명 전 비서관은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5000만원을 류 전 관리관에게 건넨 인사로, 최근 이미 한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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