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동빈 법정구속, 70년 롯데 전대미문의 사건"

[한스경제 변동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게다가 이번 사태로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연합뉴스

신 전 부회장은 14일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 사이트에 "한일(韓·日) 롯데그룹 대표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배임, 뇌물공여 등 각종 범죄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롯데의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최순실 씨가 운영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씨의 즉시 사임, 해임은 물론,  회사의 근본적인 쇄신과 살리기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면서 "현재의 위기를 수습하고 조기 경영 정상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글에 대해 재계 안팎에선 형제의 난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동생 신 회장과 2년 넘게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그러나 제기했던 모든 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일본에서 경영권을 찾기 위한 작업을 벌였다.

더 큰 문제는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간 한국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력을 낮추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면서 국내 계열사 91개 중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51개사를 지주사 아래로 묶었다. 다만 관광·화학 부문(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등 40개 계열사)은 아직 일본 롯데 지배하에 있다.

현재 호텔롯데의 지분의 99%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L1∼L12투자회사가 갖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물산 등은 여전히 호텔롯데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일본 롯데인 셈이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이러한 구조 깨려고 했지만, 신동빈 회장 구속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게다가 롯데홀딩스 역시 감옥에 있는 그에게 계속해서 대표 자리를 맡길지도 미지수다.

롯데홀딩스는 광윤사가 28%, 종업원지주회가 27%, 임원지주회가 6%, 관계사가 14%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13% 안팎으로 알려졌다. 법정구속을 이유로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관계사 등이 돌아서면 신동빈 회장은 대표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구속됨에 따라 롯데그룹은 경영권 향방은 점칠 수 없게 됐다"면서 "일본 롯데그룹이 계속해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할 순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구속과 관련해 13일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하다"며 "국민들께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회사 완성,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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