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 좌완 투수 차우찬(28)이 더욱 간절해진 마음을 품었다. 2006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는 어느덧 프로 10년 차를 맞았다. 강산이 한 번 변한다는 시간을 보냈지만,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다. 올 시즌이 끝나면 결혼식도 올릴 예정이다. 이미 혼인 신고를 마친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책임감도 더 커졌다.
간절함이 통했다. 지난해 중간 투수로만 나섰던 그는 올 시즌 5선발로 낙점됐다.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는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는 등 올 시즌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 중이다. '5선발' 자리를 맡고 있지만, 에이스 못지 않은 활약이다. 하지만 아직 시작일 뿐이다. 그는 "정말 잘 해야 하는 시기다. 더 늦으면 안 된다"며 각오를 다졌다.
 
-28일 경기(LG전 6이닝 2실점)서 호투를 하고도 불펜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매 경기 7이닝 2실점만 하자는 생각으로 던지는데 이닝만 모자라고 나머지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어제 경기는 아쉽게 팀이 패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나보다 임창용 선배가 더 아파하셨다. 끝나고 내려와서 선배가 미안하다고 하실 때 오히려 내가 더 뭉클한 마음이 생기더라. 나도 (불펜으로 뛰어서)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더 그렇더라. 이제 지난 건 다 잊고 다음 경기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 좋은 코스를 보고 던지는 거 같다. 예전에는 스트라이크를 넣기 바빠서 가운데만 보고 던졌는데, 요즘에는 코너를 보고 던진다. 그러다 보니 삼진도 많이 나오고 타자들이 치기 힘들어하는 거 같다. 제구가 잡히니까 볼배합을 하기도 편해지고."
-제구력이 좋아진 이유는.
"간절함이다. 진짜 간절하다. 간절함에도 1부터 5가 있는데 나는 지금 5단계에 있다."
-더 간절해진 이유가 있나.
"입단 후 10년 동안 자리가 없었는데 이제 '내 것'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혼인신고도 했으니 더 잘해야 한다. 여러모로 올해는 내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나이나 연차를 봐도 지금부터 정말 잘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하다.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다."
-스프링캠프 때까지 5선발 경쟁을 하며 긴장을 했는데.
"이제는 자리 잡은 거 아닌가.(웃음)"
-마음이 좀 편해졌나.
"아니다. 그래도 마음이 편하진 않다. 매 경기 간절하다. 올 시즌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이제 5경기 했는데 30경기는 나가고 싶다. 170이닝은 던지고 싶다."

 

대구=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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