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디아지오, 배당은 '펑펑' 사회공헌 쥐꼬리

[한스경제 변동진] “한국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한국GM이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로열티 명목으로 GM본사에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의 이같은 행태가 주류업계에서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업체는 페르노리카와 디아지오 등이다.

디아지오의 '윈저 12(왼쪽)'와 페르노리카코리아 '디-라이트 바이 임페리얼'. /각 사

20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는 2016년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동안 1,965억원의 매출과 2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페르노리카는 한국에서 두 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앱솔루트 등의 수입판매를 맡는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은 임페리얼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각각 법인의 매출액은 967억원, 998억원이다. 당기 순이익은 143억원, 126억 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페르노리카 본사의 배당정책이다. 국내에서 번 수익 대부분을 지분 100%를 보유한 프랑스 지주회사(Allied Domecq)가 챙겨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한국 법인은 2016년 희망퇴직 실시해 40여명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은 당해 115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91.2%으로, 사실상 수익 대부분을 본사가 챙겼다. 전년은 순이익 101억원 중 92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91%였다. 2014년 회계연도의 배당성향은 89%(순이익 283억원, 배당 252억원)였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16년 회계연도 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년 배당성향은 무려 318%(순이익 20억원, 배당 64억원)을 기록했다. 벌어들인 수익보다 3배 이상 많은 돈을 본사에 낸 것이다.

‘조니워커’로 잘 알려진 디아지오코리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회사 외형은 쪼그라들고 있지만 지분 100%를 보유한 본사(Diageo Atlantic B.V.)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당 잔치를 벌였다.

디오지아코리아의 2016년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101.8%로, 5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이보다 많은 572억원을 본사에 헌납했다. 전년 배당성향은 237%(순이익 572억원, 배당 1354억원)였다. 2014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성향은 150%(1,275억원, 배당 1,919억원)였다.

반면 디오지아코리아의 매출은 2014년 회계연도 3,726억원에서 2015년 3,421억 원으로 8.1% 감소했다. 2016년은 4.8% 더 줄어 3,257억 원에 머물렀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본사에 충성을 다하면서도 우리나라 사회공헌은 등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디아지오코리아의 2016년 회계연도 기부금은 11억원 미만이다. 매출과 비교하면 약 0.32%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페르노리카는 7200만원만 사용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0.03% 수준이다.

특히 페르노리카코리아는 3개 회계연도(2013년 7월~ 2016년 6월 30일)에서 3,5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도 기부금은 9,000만원에 그쳤다. 이는 매출 대비 0.026%에 불과한 수치다.

반면 토종 위스키업체 골든블루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725억원 중 약 0.6% 규모인 4억원을 기부했다. 무엇보다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외국계 상위 44개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라는 점을 고려하면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의 기부율은 상당히 낮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은 외형이 축소돼 직원을 내보내고 있는 판국에 배당금은 두둑하게 챙기고 있다”면서 “게다가 기부에는 돈을 거의 쓰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기업 윤리의 문제다”며 “한국을 사실상 돈벌이 목적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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