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기의 대결 D-3] 메이웨더-파퀴아오 빅매치 개봉 박두
▲ 메이웨더                                                            파퀴아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세기의 복싱 대결에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매니 파퀴아오(37ㆍ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ㆍ주니어)는 3일 정오(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ㆍ세계복싱기구(WBO)ㆍ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을 갖는다. 지난 5년간 표류를 거듭하던 이들의 맞대결이 마침내 성사되자 세계 복싱계는 승자와 패자를 예상하며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WBC 라이트플라이급 15차 방어에 성공하며 1980년대 한국 복싱의 전성기를 이끈 ‘짱구’ 장정구(52)는 메이웨더의 판정승을 예상했다. 그는 “메이웨더의 디펜스는 보통 선수가 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선다”며 “두 선수 모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메이웨더의 ‘약은 수비’가 결국 경기를 판정까지 몰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웨더의 아웃복싱은 역대 최정상급으로 꼽힌다. 링을 넓게 쓰면서 무수한 펀치를 회피한 뒤 틈이 생길 때마다 주먹을 던져 차곡차곡 점수를 쌓는다. 이 때문에 파퀴아오가 자랑하는 연타도 메이웨더의 빠른 몸놀림 앞에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게 장정구의 분석이다. 그는 “파퀴아오가 이기려면 메이웨더가 잠깐 틈을 보였을 때 강한 주먹을 꽂아 넣어야 한다”면서도 “메이웨더는 이를 충분히 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메이웨더의 수비 자세는 완벽하기 때문에 경기가 시시하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WBA 주니어플라이급 17차 방어의 신화를 쓴 유명우(51)는 파퀴아오가 KO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파퀴아오의 손놀림이 메이웨더의 몸놀림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유명우는 “파퀴아오의 왼손 펀치는 짧으면서도 굉장히 강하다. 메이웨더가 아무리 도망을 잘 다니는 선수라고 해도 사각의 링 위에서는 숨을 곳이 없다”며 “파퀴아오의 빠른 왼손은 절대 피해갈 수 없다”고 예상했다.

유명우는 둘의 스타일 차이도 예로 들어 파퀴아오 손을 들어줬다. 파퀴아오는 사우스포(왼손잡이), 메이웨더는 오소독스(오른손잡이)다. 대체적으로 복싱에서는 사우스포(왼손잡이)가 오소독스(오른손잡이)보다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명우는 “파퀴아오는 오소독스 입장에서 굉장히 까다로운 스타일의 사우스포”라고 말했다.

‘4전5기’의 신화 홍수환(65)은 파퀴아오의 정신력에 집중했다. 그는 “파퀴아오가 KO로 지고도 2년만에 복귀에 성공했다. 메이웨더는 그런 패배의 맛을 모른다”며 “이 점이 살얼음판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다. 파퀴아오가 KO 승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퀴아오는 2012년 티모시 브래들리(미국)와 후안 마누에 마르케스(멕시코)에게 2연패를 당했지만, 브랜던 리오스, 브래들리(이상 미국) 등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49ㆍ미국)과 오스카 델라 호야(42ㆍ미국)는 메이웨더에게 한 표를 던졌다. 타이슨은 “메이웨더는 과학적으로 싸우는 선수다. 메이웨더가 특유의 치고 빠지는 전술을 잘 구사한다면 파퀴아오를 눕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야도 2011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파퀴아오는 내가 존경하는 선수다. 그러나 강하고 빠른 잽을 가진 선수가 아니라면 메이웨더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왕년의 헤비급 챔피언 조지 포먼(66ㆍ미국)은 파퀴아오의 승리를 점쳤다. 포먼은 “좋은 심판이 본다면 파퀴아오가 이길 것이다. 메이웨더는 KO를 시킬 펀치력이 없다. 결국 몇 점에 의해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파퀴아오의 판정승을 예측했다.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73)는 딸에 의해 파퀴아오를 응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라셰다 알리는 최근 “아버지와 파퀴아오는 수년 전부터 친구였다. 아버지는 그를 무척 좋아하고 그의 광팬이다”며 “파퀴아오가 위대한 복서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스포츠계, 연예계 스타들도 앞다퉈 장외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프로풋볼(NFL)의 쿼터백 톰 브래디(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난 언제나 메이웨더 편”이라고 했다. 은퇴한 미국프로농구(NBA) ‘공룡 센터’ 샤킬 오닐도 “메이웨도가 7라운드 KO로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NBA 스타 출신 찰스 바클리는 “파퀴아오는 공격적이다. 모든 각도에서 펀치가 가능하다”고 맞받아쳤다. 할리우드 배우 마크 윌버그도 “나는 팩맨(파퀴아오의 애칭)과 함께”라며 파퀴아오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해외 주요 베팅업체들은 모두 메이웨더에게 낮은 배당률을 책정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베팅 정보 사이트 ‘오드체커’에 따르면 23개의 베팅업체는 모두 메이웨더의 승리를 점쳤다. 특히 ‘스카이벳’, ‘토트 스포츠’, ‘벳웨이’, 등 12개 업체는 메이웨더에게 2대1의 배당률을 부과했다. 이는 2달러를 걸었을 때 1달러를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통상 배당률이 낮을 수록 승리 확률이 높다. 파퀴아오의 배당률은 4대7, 8대15, 1대2 정도였다.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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