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DD)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의 농축산물이 중국보다 동남아시아로 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농축산물 수출액은 12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9.9% 증가했다.

일본에 대한 수출액 13억6,000만달러에 이어 2위 규모다. 아세안으로의 농축산물 수출이 주요 지역·국가별 순위에서 2위를 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아세안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작년 아세안으로의 주요 수출 농축산물은 딸기가 2,396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밀(613만5,000달러), 포도(497만7,000달러), 수삼(403만6,000달러), 닭고기(304만2,000달러)가 뒤를 따랐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이 극에 달했던 탓에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11억달러에 그쳤다. 2016년 11억2,000만달러로 2위 수출시장이었지만 3위로 내려앉았다.

중국은 사드 배치 이후 통관 자체를 거부하거나 과다한 증빙 서류 요구, 자의적 심사기준 설정 등 검역을 강화해 한국 농축산물 수출에 애로가 발생했다고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우리나라 최대 농축산물 수출시장인 일본으로의 수출은 반등곡선을 그렸다.

2012년 이후 5년째 감소세를 보였던 대일본 농축산물 수출은 전년보다 12.2% 늘어났다.

미국으로의 농축산물 수출은 7억5,000만달러로 주요 수출시장 중 4번째였다. 유럽연합(EU)은 4억6,000만달러, 아랍에미리트(UAE)는 4억5,000만달러, 대만은 4억3,000만달러 등이었다.

이외에 홍콩 3억4,000만달러, 호주 1억7,000만달러, 러시아 1억5,000만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전체 농축산물 수출액은 전년보다 7.1% 증가한 71억5,000만달러였다.

한국의 최대 농축산물 교역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81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3.2% 증가했다. 대미 농축산물 수입액이 수출액의 11배 가까이에 달했다.

농축산물 대미 적자는 73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액은 52억5,000만달러로 미국의 뒤를 이었으며, 중국은 44억7,000만달러, EU는 43억달러, 호주는 29억달러, 브라질은 18억4,000만달러 등이었다.

농축산물 전체 수입액은 전년보다 8.0% 늘어난 335억달러로 집계됐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 보복 등 한국과 중국 간 정치적 갈등 탓에 양국 간 농축산물 교역이 위축됐고 아세안이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2대 농축산물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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