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정종진 선수./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박정욱] ‘벨로드롬의 불꽃페달’ 정종진(20기, 31세, SS반)이 또 다시 3연승하며 역대 최다 연승(47연승) 기록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정종진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특선급 세 경주에서 3승을 추가하여 45연승을 기록했다. 이는 ‘경륜 레전드’ 조호성의 47연승에 2승이 모자란 역대 최다 연승 2위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정종진의 행보로 볼 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은 떼어 놓은 당상이고 기록 경신도 유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요일, 토요일 경주는 정종진이 톱시드를 배정받게 되는 만큼 상대나 경주 전개에서 비교적 단조롭다. 따라서 최소 두 경주는 승수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진의 몸 관리나 경주 집중력을 고려할 때 큰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도 작다.

많은 팬들은 정종진의 최다 연승 신기록 달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연승행진이 과연 언제 중단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중·고배당을 선호하는 경륜 팬의 일부는 ‘언제 정종진의 연승 행진이 끊겨 대박을 선사할 것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 조호성이 활약할 때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었다. 2007년 당시 조호성이 착외하는 역사적 경주를 소액이라도 적중시키겠다는 팬들이 일부 존재했다. 실제 조호성이 2착하며 착외 바람은 이뤄지진 않았으나 보증수표였던 조호성의 입상 실패는 큰 화제를 낳았었다. 정종진도 지난 2일 금요일 15경주 단승식 1.1배의 최저배당은 때 아닌 관심을 받았다. 원금의 0.1배 수익에도 팬들은 만족했다. 그만큼 정종진을 신뢰한다는 방증이다.

정종진이 조호성의 기록을 넘어서면 수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경륜 최고 이슈인 정종진의 연승을 끊는 선수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경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도 정종진과 대진에 나서는 선수 선정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조호성이 연승할 때도 많은 뒷이야기를 남겼었다. 조호성이 연승 기록을 수립하는 동안 수 많은 명승부가 펼쳐졌는데, 특히 스타군단으로 불리던 호남팀과 대전이 대표적이다. 조호성이 47연승으로 가는 중·후반부 유독 불리한 경주들이 많았었다.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8기 김민철을 비롯해 11기 김배영, 13기 노태경, 송경방이 가세한 광주팀은 엄청난 결속력과 조직력을 앞세워 경주마다 불꽃 튀는 정면 승부를 펼치며 조호성의 연승 저지에 나섰다. 조호성은 매주 결승이나 각종 대상경주에서 광주팀 선수 2,3명을 상대하는 부담에서도 신출귀몰한 작전으로 연승을 달려 팬들의 갈채와 탄성을 이끌어냈다. 조호성의 활약은 잠실에서 무대를 옮긴 광명 경륜을 홍보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훈련원을 재수할 만큼 지명도가 높지 않았던 정종진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진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각고의 노력과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레전드 못지않은 명승부와 함께 수 많은 화제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호성은 최다 연승뿐 아니라 통산 승률(90.4%), 연대율(97.6%), 삼연대율(99.2%)을 비롯해 그랑프리 3연패, 4년 연속 상금왕, 대상경주 최다 우승(15회), 총 260경기 무낙차 무실격까지 다양한 기록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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