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립중앙의료원 '저출산 현주소와 대책' 심포지엄
여성 중심 육아 개선해야
자료사진/사진제공=연합뉴스

[한스경제 김지영]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를 말한다. 전국 평균은 1.05명으로 조사됐으며 서울의 경우 0.84명으로 1명에 미치지 못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에 유년층 인구 통계 그래프가 급격히 하락해 절벽을 연상케 하는 ‘인구절벽’이라는 신조어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에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산하단체인 국립중앙의료원은 저출산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을지로 6가 본원 연구동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복지부에서도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2010년에는 ‘새로마지플랜’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저출산의 원인을 자녀 양육비 부담, 결혼·출산 연령층의 고용 및 소득 불안 등으로 보고 출산 축하금 지급, 세 자녀 이상 출생아에 대한 무료접종 지원, 관 주도 남녀 만남을 주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에도 정부는 최근 10년간 100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저출산 해결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와 육아·가사 분담 불평등이 출산의 큰 걸림돌이라는 의견과 함께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육아 문제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황세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미혼, 기혼 여성 모두 2~3명의 자녀를 희망하지만 현실적으로는 1~2명의 자녀를 키울 수 있다고 응답했다”며 “이는 일과 양육 병행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심포지엄 현장/사진제공=국립중앙의료원

여성이 양육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는 것은 2010년 한 매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해당 설문에서 여성 72.5%는 자녀 출산 시 ‘육아 시간과 노력’에 대한 부분이 가장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남성의 경우 6.3%만이 양육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양육 비용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세희 실장은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삶의 질을 중요시해 출산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출산율 증가를 위해서는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이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육아와 가사 노동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맞벌이하는 부부의 경우 아내는 하루 평균 3시간 13분의 집안일을 하는데 비해 남편의 가사 노동 시간은 41분에 불과했다.

이날 박찬수 복지부 인구정책총괄과 사무관은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부부간 육아, 양육, 가사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독박육아’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이 크다. 정부의 돌봄 관련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아이돌봄서비스’다. 지역아동센터, 초등돌봄교실 등을 확충해 육아의 부담을 정부가 나누겠다는 취지다. 또한 칼퇴근법 제정, 비정규직·중소기업의 육아휴직 보장 등을 통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사무관은 “현재 정부에서는 사람 중심의 저출산 정책을 펼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실혼 관계가 아닌 부부가 낳은 아이에 대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