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따뜻한 봄과 어울리는 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 간판을 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14일 개봉)의 이야기다. 남녀의 애절한 멜로에 가족애를 더해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다.

영화는 홀로 아들 지호(김지환)를 키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지호는 장마가 시작되는 날 엄마 수아가 돌아올거라 굳게 믿는 순수한 아이. 그런 두 부자 앞에 수아가 다시 나타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우진은 기억을 잃은 수아를 위해 한 발자국씩 조심히 다가선다. 우진은 담담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으로 수아와의 러브스토리를 들려준다. 이 때 등장하는 두 사람의 아련하고 풋풋한 첫 만남은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기존의 멜로영화가 그랬듯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역시 사랑의 소중함과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하며 감성을 자극한다.

사실 상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판타지’다. 세상을 떠난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 자체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판타지 로맨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소지섭과 손예진의 생동감 있는 열연이 화면을 메우기 때문이다.

소지섭은 극 중 어수룩하지만 한 여자만을 끝까지 사랑하는 우진 역을 맡아 순애보 연기를 펼쳤다. 실제 성격도 우진과 비슷하다고 밝힌 만큼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오랜만에 보여주는 소지섭의 감성 연기가 반갑게 느껴진다. 자타공인 ‘멜로퀸’으로 불리는 손예진 역시 빈틈없는 연기를 펼친다. 풋풋한 대학생부터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하고, 소지섭과도 어색함 없는 케미를 보여준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작위적인 설정이나 신파를 덜어낸 담백한 멜로에 가깝다. 슬픔을 극대화하는 기존의 멜로영화와는 맥락을 달리한다. 또 원작에 비해 코미디에 힘을 실으며 영화의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가는 것을 방지한다. 하지만 코미디와 멜로가 섞이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일부 장면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남녀의 사랑 뿐 아니라 가족애에 초점을 맞춘 점 역시 이 영화의 특색이다. 하지만 ‘클래식’ ‘내 머릿속의 지우개’ 등 한국의 전형적인 멜로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영화의 가족 코드에 당황할 수 있다. 남녀의 진한 멜로보다는 ‘힐링 가족 멜로’에 가깝다. 러닝타임 131분. 12세 관람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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