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이 14일 페이스북에 남긴 편지글./사진=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배우 조민기가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여제자들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이하 성반연)이 피해 학생들을 지지했다. 성반연은 조민기의 사망을 두고 '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청주대 학생과 졸업생들 탓'이라는 댓글 등에 대해 "악성댓글을 거두라"고 촉구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14일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은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을 지지하고 연대한다"며 "함께 마음 아파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들은 "청주대 재학생/졸업생을 위한 상담 및 모임, 2차 가해자 신고를 위한 아카이빙, 청주대 항의전화, 불량 언론 대응 등을 진행 중이고 앞으로 더 방법을 찾겠다"며 "고립돼 있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스스로를 탓하는 순간이 온다면 사실이 아니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고(故) 조민기는 2010년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여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았다. 지난달 급물살을 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고 그가 부인하자 피해 당사자들과 목격자들의 폭로글이 쏟아졌다. 이후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자 일부 누리꾼들은 미투 피해자들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학생들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성반연은 학생들의 용기있는 고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러분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은 여러분의 탓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누군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하게 그 사람의 무지함 때문이다. 누군가 졸업생 모임을 원망한다면, 그것은 가해자를 향해야 하는 분노를 잘못된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분이)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를 고백하며 용기를 내어줘 감사하다"며 "덕분에 학내 폭력에 노출된 많은 학생들이 용기를 얻고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지금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곁에 있겠다. 이 터널을 지나갈 때까지 같이 어둠 속을 걷겠다. 세상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청주대 학생들을 향한 악성 댓글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성반연은 "악성댓글을 거둬 달라. 청주대 학생들을 잘못이 없다"며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씻어내야 할 불편한 진실을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세상에 알려주었다. 간절한 마음에 공감하지는 못할 망정 욕설과 비난을 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은 가해를 했거나 진실을 감춘 사람들에게 있다"며 "온라인상 악성댓글은 사이버 폭력으로 명백한 2차 가해이며 사법처리의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청주대학교 당국에 "가중된 피해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살펴달라"며 "학교가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안전망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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