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 집값 하락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8.2대책을 시작으로 정부가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에 나섰고, 대출규제를 강화해 투자길이 막히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 규제의 가장 타깃이 되는 서울 강남도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로또 청약’ 열풍을 몰고 온 강남 분양 단지의 모델하우스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다녀갈 만큼 분양시장은 아직도 펄펄끓고 있지만, 현재 강남 시장은 전세난으로 시작된 집값 둔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근본도 없이 거품처럼 오르는 강남 부동산 시장에 정부가 지속적으로 제동을 걸자 투기를 잠재우기 전 혼란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혼란에서 벗어나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부동산 법칙 중 불변으로 통하는 “오를 곳은 반드시 오른다”의 명제가 올해 참일지 거짓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정부의 규제가 이뤄지면 한 두달은 정부의 눈치를 보고, 이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살아나곤 했던 부동산 시장이, 이사철을 맞은 요즘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한스경제DB.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강남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주요 재건축 단지의 실거래가가 1~2억원씩 빠지고 있다. 8 ·2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규제 정책이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흔드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8·2대책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맞이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는 둔화세가 심하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경남, 경북, 울산, 충남 등 지방 아파트값은 2016년 5월부터 올 2월까지 2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분양열기가 뜨거웠던 부산도 기존 아파트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서도 전국적으로 0.00% 상승으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성적이 저조하면, 이 영향이 경기도로 번지고, 그럼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서울 강북 등지까지 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으로 이런 상황까지 오면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표현하는데, 현재는 서울 강남까지 집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는 ‘총체적 난국’인 형세다. 

실제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서울은 전주에 비해 0.11% 상승한 서울시에서 상승했지만, 이를 주도한 지역은 서울에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서구(0.24%)와 동작구(0.27%)였다.

강남 4구 지역은 0.13% 상승률 기록한 강남구를 제외하고는 서울 전체 상승폭에 못 미쳤다. 강동구 0.10%, 송파구 0.06%, 서초구 0.03% 상승하며 상승폭이 크게 꺾이는 모습이다. 재건축 규제 강화 및 가격급등 부담, 보유세 개편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부동산 불패 지역인 이들 지역에서 지속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정부 규제로 인해 다만 강남 아파트 값 하락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불패신화가 깨질 것인지, 일시적인 ‘숨고르기’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은 초과이익환수제 폭탄, 안전강화, 중도금 대출 규제에도 불구 ‘로또 아파트’라는 프레임 속에 여전히 투자자들의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전체적 부동산 침체기를 맞은 현재에도 상승지역은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서 세종시는 0.11% 상승하며 광역시도 중에서 서울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경기도와 인천의 0.03%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이 0.0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사강변도시 개발이 활발한 하남시는 0.41%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남시 분당구는 전주 대비 0.38%, 과천시는 0.19% 상승하며, 경기도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가격 오름세를 유지하는 지역의 특징은 추가적 개발 기대감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는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 말 세종시 이전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정부가 세종시를 스마트시티 시범 사업지로 지정하는 등 개발호재가 많다.

하남시도 위례신도시와 감일지구 등 신도시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는 세대분리형 리모델링이 가능해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과천시는 재건축 물량이 올해 대거 나오면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 또는 하락세를 기록중인 가운데, 꾸준히 가격흐름을 유지하는 곳이 많지 않다”며 “세종시와 하남시 등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중인 지역들은 개발호재가 풍부하고, 집값 상승의 기대심리가 높은 곳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세종시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과천시 등은 로또 청약지역으로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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