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퇴직연금 적립 규모가 168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익률은 고작 연 1.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회사의 부실운용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168조4,000억원이다. 2016년 말보다 21조4,000억원(14.6%) 증가한 규모다. 148조3,000억원(88.1%)이 원리금 보장상품이고, 실적배당 상품은 14조2,000억원(8.4%)에 불과했다.

확정급여형(DB형)이 110조9,000억원으로 11조3,000억원(11.3%), 확정기여형(DC형)과 기업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이 42조3,000억원으로 7조3,000억원(20.7%), 개인형 IRP가 15조3,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23.2%) 각각 늘었다.

원리금 보장 상품은 예·적금 비중이 68조5,000억원(46.2%)을 차지했다. 2016년(47.7%)보다 1.5%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이다. 보험 상품이 64조4,000억원(43.4%),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13조2000억원(8.9%) 순이었다.

금융권역별로 보면, 퇴직연금 점유율은 은행(50.0%), 생명보험(23.5%), 금융투자(19.1%), 손해보험(6.4%), 근로복지공단(1.0%) 순이었다. 삼성생명과 신한은행 등 상위 6개사의 적립금이 52.2%에 달했다.

연간 수익률(총비용 차감 후)은 지난해 연 1.88%, 최근 5년 환산 수익률은 2.39%, 9년 환산은 3.29%다. 연간 수익률은 2016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는데도 원리금 보장 상품의 수익률은 2016년보다 0.23%포인트 하락한 1.49%를 기록,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1.65%)보다도 0.16%포인트 낮았다.

실적배당 상품 역시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21.76% 상승했지만, 해당 상품들의 평균 수익률은 6.58%로 2016년보다 6.7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식시장 호황의 영향으로 실적배당 비중이 많은 DC형과 기업형 IRP가 2.54%로 수익률이 그나마 높은 편이었다. 개인형 IRP는 2.21%, DB형은 1.59%에 불과했다.

퇴직연금의 연간 총비용을 기말 적립금으로 나눈 총비용부담률은 0.45%로 1년 전과 같았다. 연간 총비용은 운용관리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펀드총비용을 더한 개념이다.

만 55세 이상 퇴직연금수령 개시 계좌는 지난해 24만1,455개 중 4672개 계좌(1.9%)에 그쳤다. 퇴직급여 수령액 기준으로는 전체 4조9,795억원 중 1조756억원(21.6%)을 연금으로 받았다.

일시금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1,649만원으로, 연금수령 계좌 평균 수령액(2억3,000만원)의 7.2%에 불과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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