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연구개발(R&D) 비용 처리 문제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내 한국거래소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차바이오텍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임원 급여를 30% 자진삭감하는 내용의 자구책을 내놨다.

25일 차바이오텍은 이영욱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신에서 "관리종목 지정은 회사의 운영이나 현금 흐름과 무관한 회계 처리상 문제"라고 강조한 뒤 관리종목 해제를 위한 수익성 향상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차바이오텍은 자산으로 분류했던 연구단계 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해 회계처리 불확실성을 제거할 계획이다. 외부감사인의 강화된 회계처리 기준을 반영한 결과다. 차바이오텍은 앞서 연구개발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할지, 비용으로 처리할지를 두고 외부감사인과 의견 차이를 보여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바 있다. 

차바이텍은 또 R&D 비용이 별도 재무제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기초 연구 부문을 물적분할하거나 자회사로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구도 상업화가 가능한 부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비상장 계열사를 합병하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문의 영업 양도를 추진키로 했다. 

동시에 임원진 급여를 30% 자진 삭감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조직통폐합도 병행할 예정이다. 

주주 보호 방안도 내놨다. 보유 중인 자사주 108만주를 전량 소각하고, 현 임원진이 받은 스톡옵션 중 미행사분과 신규 부여 예정인 모든 스톡옵션을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이영욱 차바이오텍 대표는 "뜻하지 않은 위기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와 고통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주주 여러분의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은 자체 결산에서 지난해 5억3,000만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고 했으나,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R&A비 회계처리에 대한 강화된 감사기준을 적용해 지난해 8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봤다.

이로 인해 4만원을 웃돌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3일 2만3,700원까지 주저앉았다.

차바이오텍은 "별도가 아닌 연결기준으로는 4년 누적 영업이익이 677억원에 달하는 탄탄한 사업기반을 갖고 있다"면서 회사의 영업흐름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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