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정부가 올해 하반기 통합금융감독제도를 도입하면 삼성금융그룹 자본 적정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배구조 전환과 등급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통합감독 대상 7개 금융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주제로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삼성그룹 내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 규모가 33조원에 이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당국은 2개 이상 금융회사가 포함된 기업집단에서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인 복합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과 위험관리 상황 등을 점검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혁준 금융평가1실장은 "통합감독제도 시행 시 자본 적정성 측면에서 금융그룹 내 가공자본 활용 여지가 축소되고 계열사 간 출자와 내부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금융그룹 연결 자본 적정성 지표는 7개 그룹에서 100% 이상으로 비금융 계열 지분 일부를 자본에서 차감해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삼성금융그룹은 비금융 계열 지분 차감 시 변화폭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이 우수해 제도 도입에 따른 단기 영향은 크지 않지만, 삼성생명은 중기적으로 비금융 계열 보유지분 관련 규제강화와 지배구조 변화 이슈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 규모가 33조원에 달해 이를 고려하면 그룹 연결 자본 적정성 지표가 대폭 떨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금융 계열사 지분 관련 규제강화에 따른 지배구조 사업과 재무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또 미래에셋금융그룹도 박현주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이 규제감독 차원에서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실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의 금융 계열 출자액이 1조1,795억원으로 커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미래에셋캐피탈은 중기적으로 자회사 관련 재무부담 확대 시 등급 하방압력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는 미래에셋에 지배구조 단순화와 미래에셋캐피탈에 대한 지주회사 전환 요구를 지속할 것"이라며 "미래에셋은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시 자본확충과 추가 자회사 지분 확보 등 다수 계열사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와 교보, 롯데, 현대차 등 금융그룹은 통합감독 제도 시행에 따른 영향과 변화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작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가 지주사 행위제한 규정에 따라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매각해야 하며 그룹 지원 능력이 떨어지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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