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배우 송지효가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을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신세계’(2012) 이후 6년 만의 한국영화 나들이다. 송지효는 극 중 SNS에 빠져 사는 아내 미영 역을 맡아 남편 봉수(신하균)에게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며 ‘쿨내’를 폴폴 풍기는 연기를 펼쳤다. 예능 프로그램 속 ‘멍지효’와는 상반된 매력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로 위험 부담이 상당했을 텐데.

“불륜은 나쁜 게 맞다. (웃음) 그렇지만 영화 주제가 불륜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네 캐릭터 사이에 던져진 소재일 뿐이다. 네 명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굳이 이 영화를 불륜이라고 크게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이런 소재의 영화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그렇다면 미영 캐릭터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봉수와 8년 간 부부생활을 하면서 보이는 느낌이랄까. 내가 아직 결혼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의리 있는 모습이 미영의 매력이라고 느꼈다.”

-이병헌 감독이 평소 모습이 미영과 닮았다고 하던데.

“미영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솔직해지려 한다. 미영이는 톡톡 쏘는 말투 아닌가. 그 말투 빼고는 나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나도 톡톡 쏘는 말투인가?(웃음)”

-여성 관객들이 보기에 불편한 장면들도 존재하는데 우려하지 않았나.

“우려라면 우려일 수 있겠지만 그런 신들이 없으면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게 여성 상품화처럼 보이는 게 아닌 중요한 신으로 표현이 된 것 같다. 과대포장 같은 느낌은 아니고 꼭 있어야 하는 장면이다.”

-평소 말수가 적은 신하균과 촬영장에서 호흡은 어땠나.

“말수가 없는 건 맞더라. 그런데 말을 걸면 대답은 다 해준다. 내가 먼저 장난도 많이 치고 얘기를 많이 했다. 현실부부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영화 속 역할 상 봉수를 진두지휘하는 느낌이라 일부러 내가 더 다가갔다. (신)하균 선배가 거절을 잘 안 하는 성격이라 다 받아줘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말수는 없지만 한 마디를 해도 센스 있게 말하는 분이다.”

-실제로 미영처럼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 같나.

“봉수는 두 번 다시 안 그럴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받아줄 것 같다. (바람은) 한 번은 넘어갈 수 있지만 두 번은 안 된다. 사실 ‘한 번만 그러는 사람은 없다’는 댓글을 보기도 했다.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평생 결혼을 못 할 것 같다. 실수니까 한 번은 눈감아 줄 수 있다. 사실 눈치가 없는 편이다. 연애할 때도 아예 상대방을 믿는 스타일이다. 방목형이라고 하더라.”

-10년 동안 SBS ‘런닝맨’ 고정 멤버로 출연하며 득과 실이 있다면.

“잃은 거라면 체력? 하하하. 사실 얻은 게 훨씬 많다. 무언가를 10년 정도 해온 게 있나를 생각해보니 없더라. ‘런닝맨’은 끈기와 추억을 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뭔가 다른 걸 시도할 때 두려움이 없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작품을 할 때도 재미있게 활발히 즐길 수 있게 됐다. 나한테 에너지를 준 ‘런닝맨’이다.”

-예능형 이미지가 굳어졌는데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싶은 마음은 없나.

“나는 이제 그 시기를 지났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뭔가 욕심을 낸다기보다 ‘런닝맨’도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본다. 그런 생각은 사실 잘 하지도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어떤 것이든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쩌겠나. 찾아줄 때 열심히 해야지.(웃음)”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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