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콘셉트카트' 일라이, 고객 몰리는 시간대에 문제가 없을까…아이들 태울 곳은?

[한스경제 변동진] 한국의 엘론 머스크를 꿈꾸는 것일까. 유통업계 발명왕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공개했던 ‘자율주행 콘셉트카트’가 17일부터 시범 운용된다. 이 같은 소식에 일부 고객들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일각에선 상용화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는 자율주행 카트가 오히려 쇼핑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 '자율주행 콘셉트카트' 일라이. /이마트

이마트는 이날부터 20일까지 트레이더스 하남(스타필드 하남 지하 2층)에서 자율주행 콘셉트 스마트 카트인 ‘일라이’(eli) 2대를 시범 운용한다.

‘일라이’는 이마트가 지난 1년간 자체적으로 기획·개발한 ‘스마트 카트’이다.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와 음성인식 기능, 상품 무게 인식 센서 등이 달려 있어 상품이 있는 자리로 고객을 안내하거나, 고객과 일정 거리를 두고 따라다닌다. 또 카트를 통해 즉시 결제도 가능하다. 사실상 최신의 유통 IT 기술을 집약한 ‘풀 옵션 로봇 카트’인 셈이다.

일라이의 세부 기능을 살펴보면, 음성 인식 기능을 활용해 쉽고 편리하게 매장 내 상품 위치를 검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위치로 카트가 스스로 움직여 안내하거나, 고객을 따라 이동할 수도 있다.

카트에서 바로 결제도 가능하다. 고객이 계산대에 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바코드 인식 센서와 무게 감지 센서를 카트 몸체에 탑재돼 있기 때문에 상품을 고른 즉시 바코드를 읽힌 후 추후에 합계 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결제는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SSG PAY’ 어플리케이션으로도 가능하다. 카트에 담긴 상품과 실제 계산되는 상품의 일치 여부는 무게로 감지한다.

일라는 쇼핑을 마치면 스스로 움직여 충전소로 복귀할 수 있어 ‘카트 반납’도 자동으로 해결해준다. 이밖에도 카트 내 LCD 화면을 통해 전단상품 등 쇼핑정보를 수시로 확인 및 안내받을 수 있고, 쇼핑 소요 시간과 혜택 금액·주차 위치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특히 카트 선반의 높낮이 조절을 통해 편리하게 상품을 실을 수 있다. 게다가 휴대폰 유무선 충전도 가능하고, ‘메카넘 휠’(mecanum wheel)이라는 전후좌우 4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특수 바퀴를 장착했다.

앞서 중국 유통기업 ‘징동’(JD.com)이 올 초 간단한 상품 정보 제공과 팔로윙(Following)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카트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일라이는 안내와 결제, 자동 복귀 기능까지 탑재한 한 단계 진보된 콘셉트 카트다.

이마트는 이번 시범 운용을 통해 4차산업혁명 대비는 물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향상시킬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일라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객이 몰리는 주말이나 평일 오후 시간대는 실용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정 부회장이 SNS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일라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잘될지 의문이다. 카트를 자기 집까지 끌고 가는 것도 봤다(andj***)”, “좋은 아이템이지만 평일 저녁, 주말에는 트레이더스가 아닌 일반 이마트 매장에 바구니를 들고 다녀도 사람에 치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카트가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겠냐(park****)”, “이게 될까? 이마트 사람으로 북적일 때 지들끼리 부딪치고 난리날 것 같은데…(yooo****)”, “혼잡할 때 기능을 다할지와 유지보수비용·안전문구 등 어떨지 싶다(ange****)”, “아이는 어디 태우냐(ador****)”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라이는 아직 개발단계에 있다”면서 “실용성 문제는 향후 상용화 단계에서 수정·보완될 것 예정이다. 지금은 미래의 서비스를 보여주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취재진에 일라이와 관련해 “시범 운행 후 장·단점을 보완해 3년 내 도입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자율주행 스마트 카트 개발은 2014년 12월 이마트 내 설립한 디지털 기술 연구 조직인 ‘S-랩’이 주도했다. 이 조직은 인공지능을 비롯해 로봇, 미래 매장 설계, 쇼핑과 IoT(사물인터넷)의 접목,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분야의 기술 검토, 매장 디지털화 등 유통 분야에서 일어날 디지털 혁신 기술들을 실제에 적용하는 실험을 한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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