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완공, 시운전 거쳐 하반기에 본격 상업 가동 

[한스경제 이성노] 에쓰오일이 야심 차게 추진한 '5조원 프로젝트'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스만 알 감디 대표도 올해 최대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는 비(非) 정유 프로젝트는 어디까지 왔을까. 

에쓰오일이 20일 약 5조원을 투입한 RUC·ODC 시설이 99% 이상 준공됐다고 밝혔다.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지난 2015년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Residue Upgrading Complex)와 이로부터 생산되는 경쟁력 있는 원료를 활용하게 될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Olefin Downstream Complex)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가치가 낮은 잔사유를 고부가가치의 휘발유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으로 전환해 회사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뿐 아니라 업계 최고의 경쟁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지난 2016년 5월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신규 공장 건설 부지에서 첫 삽을 떴다. 

그렇게 약 2년이 지난 현재. 20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잔사유 고도화·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공정률은 99% 이상으로 사실상 공사를 거의 마친 상태다. 4월 말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업계에선 RUC·ODC 시설은 4월 말에 준공한 뒤 3개월 정도 시운전을 거쳐 7~8월께 본격적으로 상업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울산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500여 명의 인력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 후발주자인 에쓰오일은 꾸준한 성장세에도 단순 정유 사업으론 경쟁사에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석유·화학, 비정유 사업에 뛰어들었다.

알 감디 대표는 "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세계적 규모의 설비를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운영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잔사유 고도화 시설로 불리는 RUC는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의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하면서도 가치가 높은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돼 원가 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불리는 ODC는 RUC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연산 40만 5000톤의 폴리프로필렌(PP)과 연산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느 게 에쓰오일의 설명이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이 약 3년에 걸쳐 투자한 프로젝트 가동 시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기계 완공 이후 10월 전후로 PP, P0에 대한 물량 출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고도화설비 신규 가동으로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것이다"고 전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최신 중질유 분해 시설이 가동되면 더욱 우수한 수익성과 안정적인 운영이 확보가 가능해 질 것이다"며 "RUC·ODC 프로젝트를 통해 정유, 윤활 및 석유화학 분야에 균형 잡힌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가장 수익성 있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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