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7조원 혈세 지원, 올해 목표 수주액 73억달러 달성해야

[한스경제 이성노]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지속적인 경영성과 토대 확보 등을 통해 업계 안팎의 우려를 씻어내고 '클린 경영'을 통해 재탄생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구조조정에 투입된 7조원 규모의 국민혈세에 대한 뚜렷한 실적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앞으로 풀어야 햘 과제들도 만만치 않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20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정 사장은 지난 2001년, 2003년, 2015년에 이어 네 번째 대우조선해양 수장을 맡게 됐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정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자구계획안의 연속성을 확보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 정 사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따뜻하지는 않은 분위기다. 침몰 직전의 대우조선해양의 지휘봉을 잡아 지난해 6년 만에 흑자경영을 일궈냈지만, 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 취임 이후 내부적으로 각종 비리에 휘말린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경영 실적 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26억9,000만달러(24척)을 수주했는데 목표액(45억달러)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6년 만에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기록했지만, 2015년 4조2,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2조9,0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것을 생각하면 결코 만족스러운 실적은 아니었다. 정 사장의 경영 성과에 의문부호가 달리는 이유이다. 

다행히, 출발은 순조로운 편이다.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목표액은 73억달러다. 1분기에만 23억6,000만달러를 수주해 목표의 32%를 달성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3년간 7조원이 넘는 거액을 지원받은 만큼 목표 이상의 실적으로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신임에 보답해야 한다. 

재임 기간에 발생한 내부 잡음 역시 지워야 할 꼬리표다. 대우조선해양은 정 사장 복귀 이후에도 내부 비리와 안전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6년에는 8년간 회삿돈 200억원을 횡령한 직원이 적발됐고, 지난해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는 현장 책임자급 직원들이 소모성 자재를 빼돌려 8억원을 챙긴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취임 이후 안전사고 역시 끊이질 않고 있어 경영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임기 3년 동안 실적은 물론이고 경영 관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 사장이다.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는 경쟁사의 분위기도 정 사장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1950년생인 정 사장은 올해 한국 나이로 69세로 임기 기간에 칠순을 넘기게 된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최근에 강환구 사장과 남준우 사장 등 60대 초반의 인사를 새로 선임했다. 경영은 오로지 실적으로 평가받는다고 하지만, 정 사장으로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안정보다 변화를 택한 경쟁사의 인사가 마냥 반가울 리 만무하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 사장 연임에 대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지난해 실적은 목표액에 못 미쳤다. 재작년, 작년 업계 전체적으로 워낙 힘들었던 시기였다. 우선 올해 1분기는 지난 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실적은 물론 목표액 달성에 희망적인 분위기다.   

이어서 직원 윤리에 대해선 "일단 과거 문제가 됐던 것들은 모두 법적인 대가를 받았다"며 "회사에선 지속적으로 윤리 교육과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에 윤리적으로 어긋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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