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민혜]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플러스가 올 상반기 중에 독자적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라인플러스 박의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0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넬탈에서 열린 라인 개발자회의에서 “라인의 독자적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반기 내로 메인넷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라인, 카카오가 각각 독자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나서면서 업계가 이들의 개발 방향과 속도,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메인넷을 만든다는 것은 기존의 블록체인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해 독자적인 코인 생태계, 즉 운영체제를 만든다는 뜻이다. 자체적인 메인넷을 구축하면 토큰의 거래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의 자체 ‘디앱(dApp, 분산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배포도 가능하게 된다.

카카오 역시 지난 3월,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를 설립하고 연 내에 자체적인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카카오 서비스 출시로 토큰 거래 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쇼핑, 결제 등 다양한 부분에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왜 블록체인인가

독자 플랫폼 개발을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플랫폼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확장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기존의 플랫폼 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정·보완 사항이 생길 때마다 플랫폼 보유 업체와 협력해야 한다. 오류가 생겼을 때도 그만큼 처리에 시간이 걸리게 된다. 또한 기존 플랫폼들은 전송 속도가 빠르지 못해 대용량 멀티미디어를 주고받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블록체인 생태계가 구성되면,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을 각자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 두 회사의 계획이다.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의 리더십으로 IT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독자적 플랫폼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 라인과 카카오 측은 기존의 시장 지배력 위에 코인 유통으로 인한 수익구조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보상형 블록체인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참여자들 역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동시에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박의빈 라인플러스 CTO는 “인터넷 서비스의 이용자들은 정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임에도 그동안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라인 내·외부의 디앱 개발을 통해 토큰 경제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독자 플랫폼 개발 의의를 밝혔다.

카카오와 라인은 기존의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와 차별적인 플랫폼을 개발하는게 산업발전에 효율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새로운 플랫폼 생태계의 미래

라인플러스 측은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위해 스타트업 육성에 직접 나설 예정이다. 외부 디앱 서비스 액셀러레이팅은 물론 블록체인 개발 거점 확보, 인재 채용 등을 통해 서비스를 확장시킨다는 방침이다. 한국, 일본 외의 시장에서도 현지 시장에 맞춘 서비스들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송을 위한 대용량 메시징 서비스 역시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라인 플러스 측은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메인넷을 올 상반기 중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의 성패를 예단하기엔 이르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도 나뉘고 있다. 이미 라인·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자체 플랫폼 개발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이미 시스템이 완성돼 있는 이더리움과의 경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극단적인 탈중앙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존 플랫폼 생태계와 다른 중앙관리형 블록체인 서비스가 산업 발전에 있어서는 오히려 효율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내부의 목소리다. 다만, 정부의 가상화폐규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시스템이 상반기에 완성 되더라도 코인의 상용화 시기는 미뤄지게 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김민혜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