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빈익빈 부익부' 얼마나 심할까, KLPGA 수입 양극화의 현실
골프 '빈익빈 부익부' 얼마나 심할까, KLPGA 수입 양극화의 현실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05.16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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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선수 실루엣. 해당 기사와는 무관./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골프 선수 실루엣. 해당 기사와는 무관./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프로골퍼 인주연(21ㆍ동부건설)은 힘이 세서 선수들 사이에선 ‘힘주연’으로 통한다. 그러나 일부 골프 취재진은 “인주연의 ‘인’은 ‘참을 인(忍)’”이라는 말을 한다. 학창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을 딛고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안양여고 3학년 때 형편이 어려워 골프를 그만 둘 뻔 했다. 다행히 최경주 재단 장학생이 돼 3년 동안 최경주(48ㆍSK텔레콤)가 해마다 여는 동계 캠프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다. 최경주의 친구인 이경훈 코치의 지도를 받았고 프로 1년 차이던 2015년에는 최경주에게 금전적인 도움도 받았다. 인주연은 "그 고마움은 잊을 수가 없다. 언젠간 꼭 갚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 우승으로 그가 받은 상금은 1억4,000만 원이다. 지난 해 그는 드림투어(2부) 상금랭킹 2위(1억795만1,985원)였다. 올 해 1부 투어 단일 대회에서 지난 시즌 2부 투어 누적 상금보다 더 많은 돈을 획득한 것이다.

금전적으로 어려운 선수들은 투어에 더러 있다. 최근 만난 골프계 한 관계자는 “인주연의 스토리가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직접 이름을 대긴 어렵지만, 형편이 어려워 골프를 그만둘까 고민하는 선수들이 꽤 있다”고 털어놨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한 편이라는 게 골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취재 결과 KLPGA 투어에서 다승을 거둔 한 선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최고급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다. 약 63평형인 이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15~17억 원 수준이다.

투어 상위랭커들 가운데는 귀고리, 핸드백 등이 명품이거나 부수입을 위해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반해, 일부 선수들은 한 해 투어 경비를 감당하는 데도 애를 먹는다. 골프계 관계자는 “어느 종목이든 성적이 좋은 선수는 부와 명예를 다 가지고, 성적이 좋지 못한 선수들은 생계를 잇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자연스런 흐름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중은 ‘골프는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인식한다. 그러한 인식에 비하면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생계를 위해 골프를 하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게 핵심이다.

‘핫식스’ 이정은(22ㆍ대방건설)은 생계형 골퍼에서 투어 최강 선수로 우뚝 선 보기 드문 경우다. 중학생 때 티칭프로가 꿈이었다던 그는 투어 전관왕에 등극했던 지난 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과거 골프를 즐기는 스포츠로 대하지 않고 생계유지 수단으로 생각했다. 써야 할 돈이 있어야 하면 정신 차리고 골프를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힘들었던 지난 날을 떠올렸다. 이어 “골프가 생계유지 수단이 되면 멘탈이 약해질 수가 없다. 이거 아니면 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했던 게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말에 따르면 KLPGA 투어 한 시즌 경비는 아껴 써도 대략 5,000만 원 이상이 든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서 적자를 면한 선수는 86명이다. 적어도 회사원의 한 해 연봉 정도 수입을 벌어들인 선수의 수는 그 보다 훨씬 줄어들게 된다.

레슨 프로들의 수입 양극화도 심한 편이다. 한 티칭프로는 들쑥날쑥한 수입에 불안함을 느껴 최근 휴대폰 판매원으로 전업했다.

본지와 만난 골프용품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은 ‘골프테이너(골프+엔터테이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잘나가는 레슨 프로의 경우 방송 출연, 칼럼 기고 등으로 수입이 많다. 따라서 선수보다 오히려 유명한 레슨 프로라는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경우도 많다”면서 “물론 그 세계 또한 눈에 띄는 정도가 아니면 오래 살아남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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