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취임전 노동조합 방문해 노조 목소리도 경청

[한스경제 김서연] “사무실에 앉아서 서류만 보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첫 현장 행보가 21일 마무리된다. 자회사 7개를 돌아보는 이번 현장경영을 시작으로 김 회장 방식의 소통·현장중심 경영이 강화될 전망이다.

농협금융에 따르면 이번 자회사 간담회에서는 키워드가 ‘디지털’로 모아졌다. 농협금융과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경우 디지털 경쟁력이 다른 금융지주, 은행에 비해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디지털화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은행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경영간담회에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당부말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21일 NH농협캐피탈을 끝으로 약 일주일 가량에 걸친 현장경영간담회를 마친다. 지난 14일 농협생명을 시작으로 15일은 은행과 손해보험에서, 16일 증권과 선물, 17일 자산운용, 18일 저축은행, 21일엔 캐피탈에서 연이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장경영간담회는 금융지주 회장이 각 자회사를 방문해 경영현안과 주요 이슈 사항에 대해 상호 협의 등 자회사 경영 전반을 점검하는 회의다. 최고경영자(CEO)는 물론이고 실무자까지 참석한다. 격식 없는 토론을 통해 현장 중심의 의견이 오갔다는 전언이다.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들은 향후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경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간담회에서는 최근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여건에서 고객가치 중심 경영과 수익성 확대를 위한 계열사의 경영전략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하는 것이 주가 됐다.

김 회장은 자회사에 ‘범농협수익센터’로서 농협금융의 역할을 주문했다. 지난 취임사에서 ▲농업인의 버팀목 ▲고객 신뢰 ▲협업 ▲혁신의 4대 경영키워드를 중심으로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자회사 CEO들과의 만남 전, 취임식에 앞서 노동조합을 찾기도 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노조와 직접적으로 자리를 만들어서 얘기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현장과 직원의 목소리를 먼저 듣겠다는 의지를 보이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30일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김 회장은 간담회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국의 영업점을 방문해 영업현장의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김용환 전 회장도 이 같은 현장경영 절차를 밟았다. 취임 후 자회사를 먼저 돌아보고, 바로 현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방 영업점을 찾았다. 당시 은행, 보험, 증권, 캐피탈 사업 추진 우수 직원과 실시한 간담회 자리에서 태블릿PC 공급 확대, 지방근무 직원들을 위한 외환 교육 신설 등 현장 직원들이 느낀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고 실제로 일부 경영에 반영됐다. 이번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디지털금융사로의 전환은 김용환 전 회장님 때부터 강조돼 온 부분이라 이번 간담회 키워드 역시 디지털이 됐다”면서 “김광수 회장님의 차분하시고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 이번 현장경영에서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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