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공연에서 열창하는 솔리드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약 21년 만에 재결합을 했다. 단독 콘서트는 22년 여 만이다. 최근 다시 뭉쳐 새 앨범을 낸 솔리드는 팀으로서 활동을 멈췄던 지난 시간이 정체기가 아닌 성장기였음을 증명했다.

18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는 솔리드의 단독 콘서트 '인투 더 라이트'의 첫날 공연이 진행됐다.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당초 이틀만 진행되기로 했으나 "티켓팅에 실패했다", "공연을 더 열어 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하루 더 늘어나 3일간 개최되게 됐다. 그만큼 솔리드를, 또 그들의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 3월 발매한 신보의 타이틀 곡 '인투 더 라이트'로 솔리드는 공연의 문을 활짝 열었다. "비주얼적으로도 많이 보여드리고자 한다"던 멤버들의 말처럼 무대 구성과 시각효과에서 신경을 많이 썼음이 느껴졌다.

'2018 솔리드 콘서트' 공연장 내부

'데이스타' '히어 라이트 나우'까지 열창한 멤버들은 "오랜만이다. 1996년 이후 약 22년 만의 첫 공연이다. 무척 떨리고 기쁘다"고 인사했다. 오랜만의 공연인데도 솔리드와 팬들 사이에서는 어색함이 없었다. 김조한은 "정말 오랜만인데도 (얼굴을) 알아보겠다. 더 좋아보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솔리드 해체 이후에도 꾸준히 솔로로 활동을 한 김조한은 자연스러운 무대 매너로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기억 속에 가려진 너의 모습'을 지나 멤버들조차 "라이브로 처음 불러 본다"는 '왜 Why'와 '해피 엔딩'에까지 이르자 공연장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나만의 친구' 무대에서 팬들은 '솔리드 포에버'라고 적힌 카드를 들어올리며 멤버들을 감동케 했다.

오랜 기간 가수로서 활동을 쉰 이준은 세계 비트박스 챔피언인 KRNFX와 함께한 무대로 건재를 과시했다. 솔리드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이준은 능숙한 디제잉 솜씨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랜만의 만남인 만큼 뜻깊은 시간도 마련됐다. 중학교 2학년 때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으로 솔리드의 공연을 보러 갔던 어린 팬의 사연을 읽었고, 공연장에 자리한 해당 팬과 인사도 나눴다. '쓸쓸한 모습', '어둠이 잊혀지기 전에', '아끼지 못 했던 사랑' 등 팬들이 듣고 싶어 하지만 그간 라이브로 부를 기회가 없었던 노래들의 무대도 마련됐다. 솔리드가 "아마 가장 많이 부른 곡일 것"이라고 말한 '이 밤의 끝을 잡고'에서는 팬들의 후렴구 떼창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솔리드 멤버 정재윤, 김조한, 이준(왼쪽부터)

'천생연분' 리믹스 버전과 '내일의 기억'을 끝으로 무대를 내려간 솔리드는 팬들의 앵콜 요청에 화답, '인투 더 라이트' 리믹스 버전과 '천생연분' 원곡을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왔지만 솔리드와 팬들 사이의 거리감은 20여 년의 세월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까웠다. 멤버들 역시 수준급 라이브 실력과 퍼포먼스로 솔리드가 녹슬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과시하며 앞으로 활동을 기대케 했다. 정재윤은 "20년 후에도 이 날을 기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새로운 이십년은 지난 이십년 같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더 자주 찾아 뵙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솔리드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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