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류효영은 TV조선 종영극 ‘대군-사랑을 그리다’를 통해 배우로서 진가를 인정 받았다. 2010년 춘향선발대회 진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0년 혼성그룹 남녀공학으로 데뷔 후 이듬해 걸그룹 파이브돌스로 활동하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5년 해체 후 본격적으로 연기자 활동에 나선 류효영은 첫 사극인 ‘대군’에서 진양대군 이강(주상욱)의 부인 윤나겸으로 변신, 악역을 완벽 소화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이 연기한 미실을 참고했다며 “악역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대군’이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알았나.
“이렇게까지 사랑 받을 줄은 몰랐다. 배우들끼리 단합이 정말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게 아닐까. 첫 사극이었는데 잘 되니까 두려움 없이 다음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다. 미스 춘향 때도 쪽머리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캐스팅 확정 후 거울 앞에 가서 쪽 머리를 해봤더니 영 아니다 싶더라. 식단관리 하며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원래는 초유경(추수현)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조현경 작가님이 쌍둥이 동생 화영이처럼 섹시하고 요염한 이미지로 생각했는데, 전혀 느낌이 달랐다고 하더라. 루시개, 끝단 캐릭터도 욕심났지만 나겸이 나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고현정 선배가 ‘선덕여왕’에서 연기한 미실을 참고하며 악녀 캐릭터를 잡았다. ‘명성황후’ OST ‘나 가거든’을 들으면서 야망을 가진 나겸에 더욱 몰입했다. 갖고자 마음먹은 건 꼭 갖고 마는 모습 성격이 실제와 비슷하다. 악역이 정말 재미있었다.”
 
-진세연이 연기한 성자현 역 맡았다면.
“세연이 특유의 맑음이 있다. 자현은 세연이 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 같다. 그래도 내가 자현을 연기한다면 좀 더 당찬 모습을 보여줬을 것 같다. 극중 세연이를 많이 괴롭혔는데, 실제로는 장난도 많이 치고 촬영장이 놀이터인 것 마냥 뛰어 놀았다. 기 싸움은 전혀 없었다. 자현이 고문하는 신도 즐기면서 했다. 눈 뽑는 신이 가장 재미있었다.”

-춘향선발대회 진 출신답게 한복이 정말 잘 어울렸다.
“한복이 정말 편했다. 쪽머리 때문에 얼굴이 부으면 너무 티 나니까 신경 쓰였다. 조명팀이 많이 고생했다. 또 사극을 하고 싶다. 대비마마가 돼서 가채 한 번 써봐야 되지 않겠냐. 머리 다 빠지고 나면 후회하려나. 화영이도 사극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쪽머리 하고선 어울리냐고 묻는데 귀엽더라. 적극 추천했다.”
 
-윤시윤, 주상욱과 호흡은 어땠나.
“시윤 오빠는 힘들어하는 후배들의 멘탈을 잘 잡아준다. 혜민스님 같다. 한 번 밖에 부딪힌 적이 없어서 아쉬웠다. 상욱 선배는 열다섯 살의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편했다. 여자가 봐도 피부가 좋더라. 다정한 아빠 아니 오빠 같았다. 장난치다가도 신 들어가면 몰입도가 장난 아니다. 남편감으로도 100점이다. 후배들을 정말 잘 챙기고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나겸은 이강만 바라봤다. 짝사랑해 본 경험 있는지.
“난 전혀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어디서 감히…(웃음). 연애할 땐 쿨한 편이다. 물론 짝사랑해본 경험도 있다. 초등학교 때 같이 등교하는 친구를 좋아했다. 그 때는 이성에 대해 눈 뜬 친구들이 별로 없었는데, 난 일찍 눈을 뜬 것 같다.”

-마지막 회 눈물신이 최고 시청률 7%를 찍었다.
“정말 감사하다. 눈 떠 보니 최고 시청률이 나와 있더라. 내가 뭐라고 그런 높은 시청률이 나왔는지 오히려 미안하더라. 눈물신 찍을 때 작품에 몰입해서 감정을 끌어올리는 편이다. 스토리 전개가 갑작스러울 땐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순간을 떠올리기도 한다. 김정민 감독님은 테이크를 딱 2번 간다. 중요한 감정신 찍을 때 섬세하게 배려해줘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나 혼자 슬퍼서 울면 안 되지 않냐.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게 중요한데 아직 부족하다.”
 
-다른 채널에서 방송했으면 시청률 더 높았을 텐데.
“TV조선에서 방송해서 이만큼 나왔다고 생각한다. 배우, 감독, 작가, 스태들의 좋은 기운들이 다 맞아서 나온 결과 아닐까. TV조선 아니었으면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지 못핼을 거다. 다른 채널에서 방송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전혀 안 들었다.”
 
-가수 활동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네. 너무 단도직입적이었나(웃음). 지금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데, 이 선택에 후회가 없다. 정말 행복하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중에 OST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노래를 특출 나게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데,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 계단 하나하나씩 잘 올라온 것 같다. 앞으로 올라갈 계단이 많겠지만,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올라가는데 목표다. 바로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 일개미처럼 쉬지 않고 뭐든 해야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이다.”
 
-‘대군’은 어떤 작품으로 남아 있나.
“나이가 들어서도 잊혀지지 않을 작품이다. 태어나서 처음 해본 사극이라서 더 생각날 것 같다. 부모님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해줄 때 정말 감사했다. 처음에 ‘대군’이 잘 될 거라고 확신하기보다 많이 배우고 얻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게 가장 큰 보람이다. 포상휴가도 처음이다. 수학여행 가는 느낌이다. 비키니 고르고 있다(웃음).”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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