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기준 위반 여부를 심의하는 감리위원회 2차 회의가 25일 열린 가운데, 회사 측은 1차 회의 때보다는 감리위원들이 우호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일부 감리위원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 17일에 이어 이날 오전 8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의는 김학수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 8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심제 형태로 개죄됐다. 대심제는 조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에 출석해 의견진술을 하는 것으로, 특별감리를 담당한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의장에 동시에 입장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기 위한 금융위원회 2차 감리위원회가 열린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금융감독원은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며 3,300억원이던 장부가치를 공정가치로 재평가해 5조2,000억원으로 끌어올린 것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회사 측 역시 바이오젠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회계기준을 변경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지난 18일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의사를 표명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장에 힘을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금감원은 "2015년 당시 회계처리가 문제"라면서 뒤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차 회의에 비해 (감리위원들이) 회사 얘기를 많이 들어줬지만 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면서 "임상 3상이 성공하면 바이오기업이 가치가 폭증하게 되는 데 제조업 마인드로 여전히 그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베네팔리'와 '플릭사비'에 대한 국내 시판허가를 2015년 9월과 12월에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 이들 제품은 이어 이듬해 1월과 5월 유럽에서 각각 허가를 받으며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해 유럽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온트루잔트'와 '임랄디'를 포함해 총 4개에 달한다.

회사 측은 일부 정치권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일년에 수백 종이 쏟아진다"는 등의 발언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포함해 3종이다. 셀트리온의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34조4,839억원이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대규모 임상과 비용 시간이 필요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임상 3상 성공 후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가 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오후 7시에 종료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가급적 이달 안에 감리위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7일 예정된 증선위에서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이런 일정에 맞추려면 이날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측의 열띤 공방으로 오는 31일 3차 감리위가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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