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이성노] 현대오일뱅크의 2018년 1분기는 '훈풍'만 가득했다. 정유업계가 원화 강세와 유가 변동성 등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가운데 '맏형' SK이노베이션을 제치고 영업이익률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임직원 보수, 기부금까지 늘어나며 누구보다 따뜻한 1분기를 보냈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에서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4개 정유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5,6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4% 감소한 수치다. 유가 변동성과 원화 강세 영향이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현대오일뱅크만큼은 업계 불황 속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3,1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4% 하락한 수치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하락 폭이 가장 작았다. GS칼텍스가 52%로 가장 큰 폭락을 경험했고,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29%, 23%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6.6%로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5.8%)을 제치고 정유 4사 가운데 당당히 1위에 올랐고, 영업이익 절대적 수치는 SK이노베이션(7,116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선 현대오일뱅크의 선전 비결을 고도화 설비 비율로 꼽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비율은 39.1%로 GS칼텍스(34.9%), SK이노베이션(23.7%), 에쓰오일(22.1%)를 제치고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고도화 비율이란 원유를 정제한 후 남는 찌꺼기인 잔사유를 휘발유, 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하는 비율을 말하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질유를 정제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만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올라간다.  

실적이 업계에서 존재감을 나타내자 내부에서도 훈풍은 이어졌다. 지난 1분기 현대오일뱅크 임직원 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8%, 8% 상승했다. 에쓰오일(임원-53%↑, 직원-10%↑)과 함께 업계에서 유일하게 임직원 보수가 모두 올랐다. SK이노베이션 임원 보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 하락했고, 직원은 동결이다. GS칼텍스는 직원 보수는 33% 올랐지만, 임원은 45% 떨어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에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6% 상승한 49억원을 기부금으로 썼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사회환원활동 역시 활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기부금으로 49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25억)과 비교해 무려 96% 상승했고, 지난해 1년 동안 기부한 금액(39억원)을 단 3개월 만에 넘어섰다.  

반면,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기부금은 12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6억7,000만원) 대비 24% 하락했고, 에쓰오일은 분기 보고서에 기부금 항목을 넣지 않았다. GS칼텍스는 15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억7,700만원)보다 5.4%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양호한 실적에 대해선 크게 3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유 부문 이외의 사업 다각화가 잘됐고,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고도화 설비 비율 그리고 원유 도입 다변화가 실적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선 최근 유가 등 외부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려운만큼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유가가 예상외로 많이 올라간 상황이지만, 앞으로 떨어질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경쟁사와 비교해 규모가 작은만큼 재고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기부금에 대해선 "회사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도 있고, '1% 나눔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 외에도 회사에서도 기부를 많이 하고 있어 기부금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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