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힌 남쪽 해안절벽 카오따끼얏 사원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 전경/사진=이상엽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불교의 나라’ 태국. 국민 대부분이 불교 신자이고 신앙을 바탕으로 생활이 이뤄질 정도이니, 그들의 신앙심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태국은 불교와 함께 또 다른 ‘정신적인 지주’가 있다. 다름 아닌 국왕이다. 도시 곳곳에 ‘왕이여, 부디 오래 사시길’이라는 문구와 함께 라마 10세의 사진이 걸려 있다. 과거 서구 열강의 침략에서 식민 지배를 받지 않고 나라를 지켜낸 왕가에 대한 태국인들의 존경과 자부심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태국인들이 사랑하는 왕, 그리고 라마 왕가가 선택한 휴양지 후아힌(HuaHin)은 태국인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명소이다.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200km가량 떨어져 있는 후아힌은 방콕 공항에서 차량으로 3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인구 10만 명 정도가 사는 소도시이지만, 태국 상류층들이 주말이나 휴양기를 이용해 방문하는 ‘태국인의 힐링 도시’로 유명해 세계적인 호텔과 리조트 체인이 자리를 잡고 있다.
 

후아힌 역은 태국인의 일상모습과 여행온 방문객들의 모습을 하나의 사진에 담을 수 있다/사진=이상엽 기자

▶왕이 선택한 휴양지 ‘후아힌’

후아힌이 태국인들의 휴양지로 발전하게 된 것은 19세기 중반 태국 최초의 국왕 별장이 들어선 이후다. 20세기 초 라마 6세가 이 곳에 궁전을 지은 후 라마 7세가 휴양지로 활용하면서 태국인들에게 각광 받기 시작했다.

1920년 라마 6세가 집권하던 시기에 지어진 후아힌 기차역은 본격적으로 왕실의 휴양지로 발돋움한 계기가 마련된 곳이다. 역은 현재까지도 왕실 전용 대합실이 남아 있어, 현지 여행객들도 꼭 방문하는 명소다. 지금도 방콕을 왕복하는 열차가 운행한다. 우리나라 시골역과 비슷한 풍경을 가졌지만, 기차역 하나만으로도 일상을 살아가는 태국인의 모습을 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후아힌은 ‘왕의 휴양지’, 상류층들의 여행 도시답게 훌륭한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태국 도시들과는 다르게 성매매 업소 등 불법 유흥시설이 없다. 오히려 큰 도로를 따라 세계적인 호텔, 리조트와 쇼핑몰, 유명 식당들이 들어서 있어 밤에도 여유롭게 거리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태국인들이 찾는 휴양지인 만큼, 기존 유명 관광지와 다르게 태국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태국인들의 여유로움과 친절함을 한껏 체감하게 해준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외국인이라도 ‘상술’을 부리거나 불친절하게 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국 여행객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주변인에게 요청해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기도 하며, 물건값을 잘못 알아 큰 돈을 내도 모른 척하지 않는다.

후아힌에서 만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곳은 작은 도시이지만, 왕이 머물고 선택한 휴양 도시”라며 “우리는 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태국의 좋은 이미지는 후아힌 사람들이 만들어야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설명한다. 태국인들의 여유로움과 진정한 모습을 원하는 여행객이라면, 후아힌에서 정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후아힌에서는 복잡한 관광이 아닌 편안하고 여유로운 '힐링여행'이 가능하다/사진=이상엽 기자

▶모든 것이 소박한 후아힌, 숨겨놓은 매력 ‘뿜뿜’

후아힌은 태국 다른 관광도시와 다르게 소박한 관광지들이 많다. 도심 내 유일한 워터파크인 바나나바((Vana Nava) 워터파크를 포함해 후아힌 사파리, 시카다 야시장(Cicade Market), 쇼핑몰 블루포트, 팜힐 골프클럽, 라마 4세 여름별궁, 카오따끼얏 사원, 몬순밸리 와이너리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바나나바 워터파크는 국내 대형 물놀이 테마파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대기 시간 없이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이용할 경우, 숙박 기간 내에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사파리와 몬순밸리 와이너리도 현지를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가봐야 할 명소다. 후아힌 사파리는 다른 도시의 사파리보다 작은 규모이지만, 코끼리 쇼와 악어 쇼 등은 물론 4륜 바이크 등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몬순밸리는 약 200만㎡에 달하는 규모로 와인용 포도가 생산돼 직접 만든 와인과 함께 끝 없이 펼쳐진 농장을 배경으로 멋진 만찬을 만끽할 수 있다.

시카다 야시장(Cicada Market)에는 다양한 공예품과 음식이 판매되며, 다채로운 공연도 감상이 가능하다/사진=이상엽 기자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는 ‘시카다 야시장’과 전통 야시장 ‘후아힌 야시장’은 또 다른 태국을 볼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붐비는 시카다 야시장에는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며, 저렴한 가격의 공예품과 먹거리가 가득하다. 가족, 연인들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회포를 풀며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후아힌 야시장은 우리나라 전통 골목 시장과 흡사한데, 후아힌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후아힌은 해변을 따라 고급 호텔들이 줄지어 있다. 이 중 메리어트 리조트 후아인은 해변을 바라보는 객실과 함께 호텔 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영풀이 마련돼 있으며, 인터콘티넨탈 후아인은 태국 스타일의 전경과 매주 금요일 저녁에 펼쳐지는 해변 뷔페가 인상적이다. 도심에서 20km 가량 떨어진 쏘 소피텔은 유명 건축가가 지은 리조트답게 해변과 건축물의 조화 속에 최고의 허니문을 즐길 수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후아힌(태국)=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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