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그야말로 ‘대박’은 없었다.

극장가에 한국 상업영화의 흥행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최근 개봉작 ‘독전’이 개봉 후 9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 중이나 상반기 내내 이어진 한국영화의 부진을 씻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의 부진은 올 초부터 쭉 이어졌다. 천만영화 ‘부산행’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이 1월 기대작으로 손꼽혔지만 총 누적 관객 수 99만111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손익분기점 410만 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기록으로 쓸쓸히 퇴장했다.

이승기와 심은경 주연의 ‘궁합’ 역시 2월 말 개봉했으나 13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청춘스타 이승기와 심은경의 청춘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관객과의 궁합은 좋지 않았다. 이 영화 역시 손익분기점(250만 명)을 넘지 못했다.

제작비 50억 원 이상의 상업영화의 부진은 계속됐다. 약 80억 원을 들인 ‘7년의 밤’은 류승룡, 장동건의 조합에도 관객 수 52만 명을 동원하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비수기인 3월에 개봉했다지만 동시기 개봉작 ‘곤지암’이 약 270만 명을 모은 것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은 수치다.

마동석, 유해진 등 대중에게 ‘호감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들의 라인업도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마동석 주연의 ‘챔피언’은 5월 가족 영화로 전 연령대의 관객을 확보하길 노렸으나 흥행에는 참패했다. 총 112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175만 명)을 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유해진 주연의 ‘레슬러’ 역시 마찬가지다. 관객 수 76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180만 명)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은 중 저예산 한국영화들이 오히려 수확을 거뒀다. 순제작비 15억 원인 ‘리틀 포레스트’는 젊은 관객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1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80만 명)의 두 배 가까운 성적을 냈다. 이솜 주연의 독립영화 ‘소공녀’ 역시 누적 관객 수 5만 명을 넘으며 올해 개봉한 한국다양성영화 중 가장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공포물 ‘곤지암’은 1020세대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누적 관객 수 226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총 제작비 약 24억 원으로 한국 영화 평균제작비 52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음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한국 공포영화의 거듭된 흥행 실패 속 거둔 결과라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외화 열풍은 상반기 내내 계속됐다. 지난 4월 27일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누적 관객 수 1,100만 명을 돌파하며 ‘아바타’보다 12일 빠른 흥행 속도를 자랑했다. 라이언 레놀즈 주연의 ‘데드풀2’ 역시 국내에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흥행 바통을 이어 받은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33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저력을 과시 중이다.

한국상업영화의 부진 속 하반기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강동원 주연의 ‘인랑’, 천만영화 ‘신과함께’의 후속작 ‘신과함께-인과 연’, 조인성의 대작 ‘안시성’, 송강호와 조정석의 ‘마약왕’ 등이 하반기 개봉한다. 이 작품들이 상반기 한국영화의 부진을 씻어내며 다시 한국 상업영화의 체면을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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