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극과 극 결과 부른 스타의 영향력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선함과 섣부름의 한 끝 차이.’

스타들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이 SNS가 발달하면서 그들의 말 한마디는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게 됐다. 수지는 유튜버 양예원의 성범죄 피해 사실에 공감하며 국민청원을 동참했지만 애꿎은 피해자가 양산됐다. 반면 한예슬은 지방종 의료사고 고백 후 일반인 피해자 관련 법 제정 및 제도 보완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극과 극 반응을 부른 스타들의 영향력을 살펴봤다.

한예슬(왼쪽), 수지

수지

수지의 섣부른 끼어듦은 여러 논란을 자초했다. 유튜버 양예원의 성범죄 피해 진실은 잊혀지고 수지를 둘러싼 논란만 커진 모양새다. 양예원은 지난 17일 SNS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2015년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 스튜디오에서 강제로 노출사진을 찍고, 다수의 남성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수지가 SNS에 ‘합정 XXXX(스튜디오 상호)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공유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 용기 있는 고백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특히 수지는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휴머니즘에 대한 끼어듦’이었다고 강조했다.

수지의 선한 의도와 달리 예상치 못한 곳에서 논란이 일었다. 수지가 청원에 동의한 스튜디오는 양예원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튜디오 상호와 주인이 변경되면서 애꿎은 피해자가 양산된 셈이다. 해당 스튜디오는 “폐업까지 고려 중”이라며 수지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양예원과 스튜디오 실장의 카톡 대화 일부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양예원이 먼저 돈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13회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튜디오는 “양예원과 계약 아래 이루어진 일”이라며 “강하거나 신체를 만진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 수지 역시 ‘대국민 사기극’에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선의로 보인 행동이지만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수지의 진심이 퇴색될 수 밖에 없었다. 피해를 입은 스튜디오가 “영향력 있는 분들이 언행이나 행동을 취할 때 심사숙고 해주기 바란다”고 한 것처럼 스타들이 대중에 끼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한예슬

한예슬의 의료사고는 스타의 영향력이 대중들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예슬이 지난달 20일 SNS에 지방종 의료사고를 고백한 후 불러온 나비효과는 엄청났다.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은 지 2주가 지났는데도 병원에서는 보상에 대한 얘기는 없고 매일 치료를 다니는 내 마음은 한없이 무너진다”며 의료사고 상처를 공개했다.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자, 차병원 및 집도의 이지현 교수는 공개적으로 사과에 나섰다. 차병원은 “성형 수술 등을 통해 최대한 원상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상처가 치료된 뒤 남은 피해 정도에 따라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예슬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의료사고 수술 부위를 공개하기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용기 있는 고백으로 의료사고를 당한 일반인들에게 희망을 줬다. 일각에서는 ‘병원 측이 피해자가 톱스타가 아닌 일반인이었다면 즉각 사과했을까?’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한예슬 사건이 불러온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예슬 의료사고 관련 10여건이 넘는 글이 올라오는 등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연예계 곳곳에서도 의료사고 관련 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가수 미나의 동생 니키타는 “한예슬을 보고 용기를 냈다”며 2년 전 피부과 레이저 시술을 받다가 뺨에 화상을 입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소송 중 내가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이기 때문에 보상금액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해 마음이 아팠다. 병원의 빠른 사과를 받아낸 한예슬씨가 대단하고 진심으로 부럽다”고 했다. 의료사고가 나도 환자를 방치하고 오히려 병원이 소송을 걸어 협박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슬 사건을 계기로 의료사고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타들이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더욱 실감하게 됐다.

사진=OSEN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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