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호 병장.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K-9 자주포 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이찬호 예비역 병장의 안타까운 사연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2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지난해 8월 K-9 자주포 폭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찬호 예비역 병장이 출연했다. 지난주 전역한 이찬호씨는 당초 4월 전역 예정이었지만 전역을 하면 수백만원의 병원비를 홀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전역을 미뤘다. 다치지 않았다면 제대만을 손꼽아 기다렸을 그는 당장 병원비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사고 이후 9개월째 병원에서 5번의 수술을 받았다"며 "온몸에 55% 화상, 안와분쇄골절, 코와 광대뼈 골절, 시력 저하, 안구 함몰 복시 현상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씨는 "사고 당시 40kg짜리 탄을 40km을 내보내기 위해 쓰는 화약 3개의 압력을 온몸으로 견디다 보니 3명이 죽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지옥 같은 사고에서 살아남은 이 병장. 그러나 그는 "눈 떠보니 또 다른 지옥이 펼쳐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병장은 "화상 치료는 온몸에 상처난 부위를 쇠 수세미로 긁는 고통이었다"며 "눈물과 신음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서는 밥 먹는 것도, 병뚜껑 따는 것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역 후 6개월까지는 국방부에서 전액 지원해 주지만 그 이후로는 사비가 계속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상 수술은 제 살을 떼서 하는 건데 (화상) 범위가 워낙 넓어 뗄 곳이 없다"며 "뗀 데를 또 떼야 하는 상황인데 상처가 아물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보훈처에서 지원금을 받는다고 해도 만약 3급을 받으면 200만원대 초반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녔던 배우의 꿈은 버린 지 오래라고 밝혔다. 이씨는 "배우가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문제가 많이 될 것"이라며 "이미 꿈은 접었다"고 씁쓸히 말했다. 그러면서 "꿈이 사망한 거니까 상실감이 너무 크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지난 30일 “이 병장은 지난 28일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다. 공무 중 다친 것이기 때문에 유공자 지정요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이 병장이 신청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심사해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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