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의 시저스킥] 손흥민ㆍ정우영 불화설? 한국 축구 분열 부추기는 잘못된 팬心
[박종민의 시저스킥] 손흥민ㆍ정우영 불화설? 한국 축구 분열 부추기는 잘못된 팬心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06.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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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과 정우영(오른쪽)./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과 정우영(오른쪽)./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개막일(14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였다.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과 정우영(29ㆍ비셀 고베)의 불화설이다. 지난 7일(한국시간) 볼리비아와 평가전 종료 직후 손흥민이 정우영을 향해 어떤 말을 하며 지나간 후 정우영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싸움을 했다는 게 요지다.

경기가 0-0 무승부로 끝난 뒤 해당 중계 영상은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영상에서 손흥민은 뒷모습만 잡혔고, 정우영의 입 모양은 불명확했다. 그러나 정우영의 찡그린 표정과 중간에 있던 김영권(28ㆍ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정우영을 말리는 듯한 행동이 함께 비춰지면서 대표팀은 내부 분열 의혹까지 샀다. 논란이 커지자 대표팀 관계자는 "불화설은 사실과 다르다. 정우영의 프리킥 과정에서 서로 약속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 손흥민이 '조금 늦게 찼다면 좋았겠다'라고 웃으면서 말한 것일 뿐이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뜻한다. 대표팀을 비난하려는 일부 축구팬들이 확증 편향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드컵을 코 앞에 둔 대표팀의 성적이 신통치 않자 원인이 될 만한 정황을 찾고 그걸 비난하는 근거로 활용한 것이라는 얘기다.

손흥민은 논란 다음 날인 8일 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훈련을 끝내고 "우린 싸우지 않았다"며 "(정)우영이 형이 힘들어서 얼굴을 찌푸리며 얘기한 것인데 오해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정우영도 "왜 논란이 됐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손흥민과는 가까운 사이다"라고 했다. 이어 "축구를 하다 보면 의견을 나누고 때론 엇갈리는 의견을 내는 게 당연하다"며 "오해와 추측을 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둘은 이날 훈련 내내 농담을 주고받았다는 전언이다. 손흥민은 인터뷰 후 "우영이 형, 우리 싸울까"라며 웃기도 했다. 또한 둘은 손을 맞잡으며 절친임을 증명하는 제스처까지 선보였다.

온라인상에선 ‘건전한 비판’보다 ‘무차별적 비난’이 주를 이룬다는 게 문제다. 최근 만난 축구계 고위 인사는 이런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그는 “내가 현역일 때만 해도 인터넷 댓글 문화라는 게 없었는데 요즘은 조금만 잘못해도 악성댓글에 시달린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이 과도한 비난에 시달리다 보면 경기력에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월드컵 개막을 눈앞에 둔 현재 대표팀이 환골탈태(換骨奪胎)하길 바라는 건 어쩌면 ‘욕심’일 수 있다. 지금은 대표팀이 정신 재무장과 컨디션 관리를 하는 시기다. 비판보단 격려가 오히려 선수단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29ㆍ스완지시티)은 볼리비아전 후 “잘못하면 비판을 받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선수들은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보다 편안하게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 달라. 이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지고 반성하겠다. 하나가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팬들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 나섰던 ‘팀2002’의 김병지(48) 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염기훈(35ㆍ수원 삼성)과 이근호(33ㆍ강원FC), 김민재(22), 김진수(26ㆍ이상 전북 현대) 등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대표팀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제목의 베스트셀러도 있다. ‘칭찬’까진 아니더라도 따뜻한 시선으로 차분히 기다려 주는 게 지금 축구팬들이 대표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비판은 월드컵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뚜껑을 열기도 전에 초를 치는 건 여태껏 땀 흘려온 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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