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레전드 최용수 "러시아 월드컵서 3전 전패하면 어떠냐"
[인터뷰] 레전드 최용수 "러시아 월드컵서 3전 전패하면 어떠냐"
  • 김의기 기자
  • 승인 2018.06.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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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2002(회장 김병지)'가 지난달 서울월드컵 경기장서 축구 꿈나무들과 풋살 경기를 펼친 가운데 최용수 전 감독이 옛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사진=OSEN
'팀2002'가 지난달 서울월드컵 경기장서 축구 꿈나무들과 풋살 경기를 펼친 가운데 최용수(왼쪽) 전 감독이 옛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하면 어떠냐. 남자답게 시원하게 하고 물러서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 공격수 최용수(45) 전 FC서울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후배들을 향해 ‘화끈한’ 덕담으로 용기를 불어넣었다. 부산 출신인 그는 경상도 사나이답게 부드럽고 따뜻한 격려보다 직선적인 메시지와 함께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과거 ‘아시아의 독수리’로 불리며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특급 골잡이로 활약했던 최용수는 2006년 FC서울에서 은퇴한 후 지도자 길을 걸어왔다. 친정 FC서울에서 수석코치부터 감독대행, 감독까지 과정을 차례로 밟았고 2016년에는 중국으로 넘어가 장쑤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해 6월 감독직에서 물러난 그는 요즘엔 예능프로그램부터 각종 쇼 프로 등에 출연하며 방송가에서 활약하고 있다. 골문 앞에서 냉철했던 모습 대신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모습에 축구팬들도 반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2 한일 월드컵 출전 선수들이 모인 ‘팀2002(회장 김병지)’의 일원으로 월드컵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한국 축구는 지금까지 팀워크 하나로 버텨왔다. 2002년 당시 한국이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같은 강호들보다 개인 기술이나 스피드가 좋아서 이겼나. 그건 아니다. 한국 축구의 힘은 90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뛸 수 있는 체력과 끈기에서 나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 대표팀의 손흥민(26ㆍ토트넘)이나 기성용(29ㆍ스완지시티) 등은 모두 유럽과 국내 무대에서 경쟁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예전처럼 국제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2002년 당시보다 선수 기량 측면에서 월등히 좋아진 점을 짚었다.

최용수 전 감독이 지난달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풋살 시합 이후 축구 꿈나무들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사진=김의기기자
최용수 전 감독이 지난달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풋살 경기 이후 축구 꿈나무들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김의기기자

최용수 전 감독 역시 다른 축구전문가들처럼 신태용호가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웨덴전(한국시간 18일 오후 9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스웨덴이나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쪽 선수들은 감독이 시키는 대로 묵직하게 따른다. 아주 무섭다”며 “스웨덴과 예상 베스트 11만 놓고 본다면 우리와 박빙으로 갈 수 있다. 한 골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가 득점,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기에 얼마만큼 90분 동안 집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 덧붙였다. 최용수 전 감독은 또 하나의 스웨덴전 승리 열쇠로 과감한 공격을 꼽았다. 그는 “평가전을 보면 슈팅 숫자가 적다. 중원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때려줘야 한다. 축구는 슈팅으로 결과를 내야 하는 경기다. 역대 월드컵에서 많은 골을 넣었던 경기 장면들을 복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스웨덴전을 순조롭게 풀어낸다면 2차전 상대인 멕시코도 해볼 만한 상대다. 물론 마지막 독일전은 쉽지 않을 것이다. 1승 1무로만 3차전을 맞는다면 충분히 16강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태용호는 앞서 4차례 치러진 평가전에서 1승 1무 2패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본선 무대에 나선다. 특히 지난 1일 전주에서 열린 국내 마지막 평가전이자 출정식에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1-3으로 완패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최 전 감독은 이런 악재 속에서 스웨덴을 꺾으면 붉은 악마들이 다시 일어설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2002년 월드컵 직전에도 국민의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평가전 때 바람을 잡더니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폴란드전 승리로 난리가 났다. 이후 뜨거운 열기와 응원이 어우러져 4강 신화라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용수는 “ 남은 시간 동안 팀이 가는 방향에 대해 서로 공감대와 믿음을 가져가야 한다. 우리 국민은 태극전사에 3승을 원하지 않는다. 3패를 하더라도 투혼과 끈기를 보여준다면 국민은 박수를 쳐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수 전 감독(왼쪽)과 안정환/사진=OSEN
최용수 전 감독(왼쪽)과 안정환.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