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파월 “미 경제 매우 잘 돌아가” 긍정 평가
연 4회 금리인상 예고...한은, 긴급 점검회의 개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사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경제는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며 "더 이상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정상적"이라고 긍정 평가했다./사진=연합뉴스, AP

[한스경제 허지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고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1.75~2.00%로 상향 조정됐으며 연내 2.25~2.50%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2%대로 올라선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불거진 ‘6월 위기설’ 우려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 공포도 다시금 고개를 들 공산이 커졌다. 현재 0.50%포인트인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한은이 연내 1회, 연준이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진행할 경우 0.7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美 기준금리 ‘2% 터치’…“연내 2회 더 올릴 것”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1.75~2.00%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3월 인상 이후 3개월만의 추가 인상이다. 인상 결정 자체는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관건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Dot plot)였다.

점도표를 통한 연내 미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어났다. 이번 회의에서 15명의 FOMC 위원 중 8명이 연내 4회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 3월(7명)보다 1명이 늘어난 것이다. 3회 인상은 5명이었고 2회 인상으로 그칠 것이란 위원은 2명에 불과했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기존 전망대로 3회를 유지했다. 내후년인 2020년 횟수는 2회에서 1회로 하향 조정됐다. 현재 시나리오대로라면 미 기준금리는 2020년 말까지 3.25~3.50%까지 높아지게 된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낸 데에는 경제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8%로 상향 조정하고 실업률 전망치는 3.8%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FOMC 직후 발표된 성명서에서 연준 위원들은 “점진적인 연방기금 금리의 인상 목표치의 상향 조정은 경제 활동의 지속적인 확장, 튼튼한 고용 여건, 연준의 중기 물가 목표치인 2% 달성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물가 전망 역시 연준의 물가목표치인 2%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1.9%에서 2.0%로 전망치를 높였다. 최근 미국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5%,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연준의 목표치를 이미 넘어선 데 대한 자신감의 발현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고무적이고 성장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며 “미국 경제는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기존 성명서에서 자주 등장했던 통화정책의 ‘조정(adjustment)’라는 문구는 삭제하고 ‘인상(increases)’라는 뚜렷한 단어로 수정됐다. 향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자신을 보인 것이다.

한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미 금리인상 대책 논의

미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동안 한국의 기준금리는 1.50%에 멈춰있다. 지난해 11월 인상한 이후 벌써 7개월째 동결이 계속되고 있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물론 고용, 물가 등 실물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에 앞선 시그널 역시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여린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아직 크지 않다”면서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FOMC 회의 결과를 두고 한은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긴급 통화금융대책반을 개최했다. 한은본관 15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허진호 부총재보가 주재하고 유상대 부총재보를 비롯해 통화정책국장, 금융시장국장, 국제국장, 투자운용1부장 등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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