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란 베네수엘라 '변수'...전세계 원유 수요도 꾸준히 늘어
실 증산량 60만~70만 배럴 그쳐...골드만삭스 WTI기준 77달러 전망

[한스경제 김솔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24개 주요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앞으로 최소 15%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산 합의 규모가 시장 기대 이하인데다 실제 증산 규모도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증산 합의후 국제 유가는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뛰어 올랐고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14개 OPEC 회원국과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플러스(OPEC+)는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결정했다. 본래 산유국들은 하루 생산량을 최대 180만 배럴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제 합의한 증산량은 이에 크게 못미쳤다. 

원유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유가 상승세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증산 규모가 2016년 11월 감산 합의의 '원대복귀'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당시 산유국들은 하루 원유 생산량을 180만 배럴 줄이기로 했으나 실제 감산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은 280만 배럴에 달했다.  결국 이번 합의는 2016년의 '180만 배럴 감산'을 지키는 수준에 불과한 것이지, 실제 증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증산 가능규모도 하루 60만~7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 후 보복조치로 8월 6일부터 에너지 석유화학 금융 등의 분야에서 대 이란 경제 제재를 예고했다. 이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메이저 원유생산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초인플레이션으로 국가 재정이 바닥나 경제 위기를 겪고 있어 원유 생산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OPEC+의 증산 결정에도 지난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64% 치솟은 배럴당 68.5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4일 배럴당 70.71달러를 기록한 뒤 최고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3.42% 오른 75.55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원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세계 원유 시장 수요량은 하루 9300만 배럴이지만 2019년에는 1억 배럴을 상회할 공산이 크다. 지난 2년간 전 세계 원유 소비량도 매년 1.5%씩 늘어났다. 

미국 S&P 글로벌은 이번 증산 결정이 시장 공급 확대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오는 11월 미국의 이란 관련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시행되면 그 영향이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란과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공급 차질을 겪을 경우 이를 대체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 3분기 평균 WTI 전망치를 배럴당 70달러로 제시했다. 이중 골드만삭스는 최고 배럴당 7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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