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앳된 얼굴과 마른 몸의 최우식은 그 동안 주로 모성애를 자극하는 캐릭터로 관객을 만났다.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2015년)에서 선보인 ‘삐약삐약’ 병아리 춤은 최우식의 연관검색어에 있을 정도다. 그런 최우식이 기존의 귀여운 이미지를 벗고 서늘하고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영화 ‘마녀’에서 주인공 자윤(김다미)을 위협하는 인물 귀공자로 분해 섬뜩한 감정 연기와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며 기존의 캐릭터와는 상반된 매력을 뽐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항상 도망가거나 맞는 연기만 해 왔다. (웃음) 액션 연기는 처음인데 화면으로 확인해보니 어느 정도 만족했다. 3개월 동안 액션스쿨을 다니며 피땀을 흘렸다. 와이어를 달고 벽을 뚫기도 하고 뺨을 맞기도 하는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컴퓨터 기술도 많이 삽입되는 영화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색하지 않았다. 만족한다.”

-귀여운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은데.

“사실 그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는 한정돼 있었다. 데뷔 후 7년 동안 똑같은 캐릭터들을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 ‘거인’(2014년) 이후로 출연 제안을 받는 작품이 조금씩 바뀌긴 했다. 하지만 ‘마녀’의 귀공자는 ‘거인’의 영재와는 또 전혀 다른 캐릭터다. 원래 ‘마녀’의 대본 속 귀공자는 더 어둡고 딱딱한 단면적인 캐릭터였다. 실제 내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많이 섞으려했다.”

-첫 등장부터 김다미를 위협하는데.

“첫 등장하는 기차신은 굉장히 부담이 컸던 장면이다. 귀공자의 이미지가 얼른 관객에게 각인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시나리오 상에는 자윤의 뺨을 때리는 시늉을 하고 퇴장하는 게 다였다. 서늘하면서도 장난기 있는 모습을 연기하기 어려웠다. 나와 달리 앉아만 있어도 차가운 느낌이 나는 배우가 연기했으면 쉬웠을 법한 장면인 것 같다.”

-안 해 본 악역에 대한 쾌감을 느꼈나.

“쾌감보다는 스스로를 위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내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건지 노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똑같은 연기를 탈피하고 어떻게라도 다른 걸해야 ‘연기라는 걸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다. 스스로 갈망했고, 연기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충무로 대세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운이 좋게도 감독님들이 잘 봐주신 덕분이다. 사실 내가 ‘대세’인지는 잘 모르겠고 부담을 느낀다. 이 타이틀을 이제 좀 증명해야 할 때라고 본다.”

-‘사냥의 시간’으로 이제훈, 박정민, 안재홍과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좋았다. 굳이 서로 합을 맞추지 않아도 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촬영장에서 내가 막내였는데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신기하게도 모두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꼭 한 번 현장에서 만나고 싶은 형들을 만나니 크리스마스 같았다.”

-‘옥자’에 이어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에게 연이어 선택을 받았는데.

“감개무량할 뿐이다. 물론 내가 스스로 어필을 많이 하기도 한다.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을 때 감독님들에게 연락이 올 때마다 너무 행복하고 응원을 받는 기분이다. 개인적으로 ‘기생충’은 나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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