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사연 인구포럼, 시민인식 조사 발표…‘아내 역할 크다’ 7.4% 그쳐
국민 73.4% ‘우리나라 청년들 불행하다’…정책 패러다임 전환 필요

[한스경제=홍성익 기자] 우리 국민들은 일·가족 양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남편, 기업 순으로 역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가장 낮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조흥식, 이하 보사연)이 5~6일 주최한 2018년 제1차 인구포럼에서 보사연 이상림 연구위원과 유재언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출산·고령화 시민인식조사’를 밝혔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일·가족 양립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5.8%가 정부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이어 남편 17.5%, 기업 15.7%, 지역사회 13.6% 순이었다. 아내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답한 비율은 7.4%에 그쳤다.

‘현재까지 정부의 출산·양육 지원정책이 자녀양육 가구에게 도움이 됐느냐’는 물음에는 ‘도움이 됐다(조금 도움+매우 도움)’는 응답이 46.4%(42.5%%+3.9%), ‘도움이 안 됐다(전혀 안됨+매우 안됨)’는 응답이 53.6%(15.2%+38.4%)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저출산·고령화 대응 정책에서 일반적 평가와는 달리 정책 대상자들에서 긍정적 평가가 높았다”며, “자녀가 있는 경우(47.0%) 미혼자(38.6%)보다 출산·양육 정책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충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충분했다’는 응답이 76.1%로 ‘충분했다’는 응답 23.9%보다 크게 높았다.

노인지원에서는 20~30대 청년(61.1%)보다 노년 연령층(82.0%)에서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행복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2%의 응답자가 ‘불행하다(매우 불행+조금 불행)’고 답했다. ‘행복하다(조금 행복+매우 행복)’는 응답은 48%였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73.4%가 ‘불행하다’고 답해 행·불행 격차가 더 커졌다. ‘행복하다’는 응답은 26.6%에 그쳤다.

대상을 노인으로 바꾼 같은 질문에도 ‘불행하다’는 답변이 59.1%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행·불행 격차에서 불행 쪽의 비율이 높았다.

이상림 보사연 연구위원은 “자녀가 없는 청년층은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의견이 65.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아동의 낮은 행복 정도가 우리나라 저출산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저출산 정책이 성인부모의 입장에서 만들어졌다”고 지적하면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성, 세대, 지역, 계층 등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중순 유무선 전화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2%포인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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