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박해진(왼쪽), 나나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배우 박해진, 나나 주연의 드라마 '사자'가 제작 무산 위기에 놓였다. 촬영 중단 이유를 두고 일부 스태프와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는 연락을 일체 끊고 잠적해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2개월째 멈춰 있는 '사자'는 이대로 표류할까.

10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자'는 지난 1월부터 5월 10일까지 총 16부 중 4부 분량을 촬영한 후 현재까지 촬영이 중단됐다. 이번 사태는 공동 제작사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와 빅토리콘텐츠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는 박해진 소속사인 마운틴무브먼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는 올해 초 합의 하에 공동제작사의 지위를 내려놓았고, 이후 빅토리콘텐츠가 단독으로 '사자' 제작을 맡았다.

일부 스태프들은 "임금 미지급이 제작 중단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촬영이 진행된 4개월여 간 임금 미지급 사태가 3번 발생했다며 각종 촬영 장비와 대여료, 전문가 섭외비 등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빅토리콘텐츠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사는 이미 주연배우 출연료,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했다"고 반박했다. 박해진과 장 PD가 자비로 일부 스태프에 임금을 지급한데 대해선 "법인 비용이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 PD와 제작사간 갈등도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빅토리콘텐츠는 "장 PD가 제작 과정에서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했고, 5월 8일경 작가를 교체하지 않으면 사퇴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후 당사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장 PD는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여 경기도의 한 신경정신병원에서 1주일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제작진 및 지인들과 연락이 두절됐을 뿐 아니라 언론사 등에 공식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사자'는 어머니의 의문사를 파헤치던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의 인간을 하나둘 만나며 더 큰 음모에 휘말리는 이야기.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박해진이 1인 4역을 맡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다. 11월 방영을 목표로 TV조선과 편성을 논의 중이었지만 제작이 연기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박해진 측은 "모든 사태가 안정돼서 촬영이 빨리 진행되길 바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빅토리콘텐츠 역시 "장 PD 및 그의 스태프를 제외한 연출부 전원은 오늘도 사무실로 출근해 촬영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배우들도 같은 마음으로 촬영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며 "현 상황을 조속히 정리하고 곧 촬영이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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