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숏 스퀴즈, 손실 줄이려는 급매수 세력…거품 붕괴 우려도 커지는 상황
신규 자금 유입도 늘어나고 있어...추가 상승세 이어질 수도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최근 가상화폐 시장 랠리가 지속되면서 그 배경으로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거론되고 있다. 숏 스퀴즈란 쉽게 말해 가격 상승기에 팔았던 사람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가격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그만큼 거품 생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래 방법이다. 주식시장에서 흔하게 얘기하는 '물타기' 투자 방식과 비슷하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이토로(eToro)의 마틴 그린스펀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가상화폐 가격 급등세는 숏 스퀴즈 세력과 신규 투자자들의 진입으로 탄생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확정된 뉴스와 상관없이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숏 스퀴즈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로 선물 매도(공매도) 투자자가 계약 이행에 필요한 현물을 확보하기 위해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숏 스퀴즈가 늘어나면 실물 품귀 현상이 발생해 가격은 급등하게 된다.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차트 역시 숏 스퀴즈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3거래일째 새 비트코인 가격은 100만원 이상 급등했다. 빗썸에서 이날 오전 10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82% 오른 820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6일 오후 6시 716만원에서 18일 오전 2시 780만원까지 뛰었고, 같은 날 오후 11시를 기해 830만원 고지를 넘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830만원 위로 올라선 건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최근 3일 새 비트코인 가격은 100만원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7300달러 위로 올라선 뒤 19일 현재 72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자료=코인마켓캡

숏 세력 유입 정황 포착…가격 상승 이끌지만 거품 붕괴 가능성도

가상화폐 시장의 숏 스퀴즈와 관련해 런던 블록 거래소(LBX)는 18일 “지난 몇 개월동안 숏 매도를 청산하기 위한 매수 흐름을 목격했다”면서 “최근의 가격 급등은 숏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숏 매도 세력의 유입에 의해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마진거래에 특화된 비트멕스(BitMex)에서 최근 거래량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프랍트레이딩 업체인 시카고 소재 DRW의 가상화폐 부문 자회사인 컴벌랜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의 초기 급등세가 마무리될 때까지 비트멕스에서 불과 20분 만에 약 1억8000만달러의 숏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기준 비트멕스의 일 거래량은 10억달러 규모로, 하루 거래량의 5분의 1 정도가 단 20분 만에 움직인 셈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숏 스퀴즈 현상이 의심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대량 매집하면서 선물 매도자의 실물 인도를 어렵게 만들어 인위적으로 숏 스퀴즈 상황을 유발해 현·선물 양쪽 시장에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 선물거래위원회는 선물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현물채권을 사재기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 랠리가 지속되면서 그 배경으로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거론되고 있다. 사진=madpixel

가상화폐 시장, 신규 투자자 유입도 늘어…추가 상승세 지속될 수도

숏 세력과 함께 신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대거 유입됐다는 분석도 있다. 그린스펀은 비트코인 가격이 6850달러 위로 오르면서 신규 투자자들의 유입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6800달러선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촉매제가 될 수 있으며,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 그 이상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던 당시 전체 거래대금 규모 역시 급증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달러 거래대금 규모 역시 크게 늘었는데, 이는 새로운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낙관적인 가격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크 래즈리(Marc Lasry)는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몇 년 안에 4만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18일 미국 CNBC방송의 스쿼크박스(Squawk Box)에 출연해 “비트코인이 주류 시장으로 나아감에 따라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3~5년 안에 지금보다 5~10배는 가치를 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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