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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들이 일제히 급락해 충격을 안긴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신라젠이 임상 3상 중단 루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바이오주들이 과거 패턴과 달리 더딘 오름세를 보이며 반등 기미를 쉽게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신라젠은 전날 대비 13.27% 하락한 5만3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바이오주를 이끌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10.08%), 셀트리온제약(-10.88%), 셀트리온(-6.35) 또한 급락했다. 이밖에 메디톡스(-5.28%), 바이로메드(-6.64%), 에이치엘비(-8.25%), 코오롱티슈진(-6.6%) 등 주요 바이오주들도 낙폭이 컸다. 이날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3.9%, 코스닥 제약 지수는 4.8% 하락했다.

바이오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구속 등의 악재가 겹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확인하기 어려워 끊임없이 불거졌던 ‘거품 논란’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임상 실패 등 루머가 확산되자 투자자들이 바이오주를 내던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신라젠은 개발 중인 항암신약 ‘펙사벡’ 임상 3상이 지성권 부사장 등 고위급 임원의 연이은 퇴사 때문에 중단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에 김재현 신라젠 부장은 “퇴사한 임원은 정년이 돼 은퇴한 것일 뿐”이라며 “임상 중단은 절차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감출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신라젠은 바이오주 폭락 사태 당일에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펙사벡 임상 3상을 비롯, 모든 파이프라인은 순항 중”이라며 “간암 대상 펙사벡 임상 3상 시험 유효성 데이터 접근 권한은 '외부의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만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압력 등에 의해 임상이 중단될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IDMC가 임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 베이스를 통해 고지해야 한다”며 “이는 문제점을 감출 수 없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적극적인 해명에도 24일 오전 신라젠의 주가는 오름세와 하락세를 오가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최대주주인 문은상 신라젠 대표 주식 처분에 주가가 급락했다가 글로벌 제약사 투자 소식에 하루 만에 16.2% 급등했던 과거 패턴과는 다른 양상이다. 다른 바이오주들도 소폭 하락세 혹은 1~2%대의 더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가 지난 4월 말 이후로 꾸준히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빠른 시일 내에 급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바이오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R&D(연구개발)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들에 대한 회계감리 이슈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지난 23일 네이처셀 자회사들이 그동안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약·바이오 섹터 대부분 종목이 급락했다"며 "개인 비중이 높은 종목 특성상 네이처셀, 신라젠 이슈는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위험 요인(risk)을 전혀 감수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적 기대감보단 당장 2분기 어닝 쇼크(기업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는 것) 및 R&D 모멘텀 부재라는 리스크만 더 크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실적 발표와 함께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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