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 달 남은 채권자집회...회원간 이견으로 가결 조건에 못 미쳐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신년 전략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호반건설주택의 리솜리조트 인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호반그룹의 사업 다각화 계획이 뜻밖의 차질을 빚게 됐다.

24일 구조조정업계에 따르면 리솜리조트의 M&A 회생계획안이 8월 말로 다가온 가결 집회에서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회원들의 동의를 확보하기에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리솜리조트 회생계획안은 회원 채권자의 채권액의 66.7%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확보한 회원 채권자들의 동의율은 6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계획안은 호반건설의 M&A대금으로 회원들의 채권 50%를 상환하고 나머지는 출자전환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회원들의 이용일수도 30일에서 15일로 줄였다. 리솜리조트의 회원들은 약 1만명에 이른다.

◇회생계획안, 일부 법인 회원 무관심

이 같은 회생계획안에 대해 일부 법인회원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해 동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솜리조트 관계자는 “법인 회원 중 큰 규모의 회원권 보유자들은 대부분 동의했지만 적은 액수의 회원권을 보유한 법인 회원들은 리조트 회생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동의를 위한 위임장 확보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회원들 간의 이견도 회생계획안의 동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 리솜리조트의 회원 채권자중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과 회원채권자협의회가 대립하고 있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회원채권자협의회가 대법원에 계류 중인 베네치아골프장 판결을 기다려 리솜의 회생계획안을 무력화시키려고 한다”며 “이들은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구 사주의 주주 의결권을 회복시켜 경영권을 찾아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매 중인 베네치아 골프장에 대해 경매 인수자가 회원들의 채권을 모두 인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결을 앞두고 있다.

회원채권자협의회의는 대법원이 회원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 그 결과를 가지고 최대 채권자인 농협과 협상을 한다는 계획이다.

회원채권자협의회 한 관계자는 “스토킹 호스(stalking-horse:예비인수자를 구한 후 경쟁입찰을 하는 방식)로 인수자를 찾지 못한 리솜리조트에 대해 호반건설이 인수가액을 더 증액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며 “다만 대법원의 판결이 회원들에게 유리하게 나오면 최대 담보채권자인 농협과 협상해 회원들의 배당금액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폐지되더라도 구 사주의 의결권은 회복되지 않는다”며 “경영권 회복은 목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인수차질 땐 사업다각화 계획도 궤도 수정

건설업계가 추정하는 호반건설의 현금보유액은 약 2조원. 호반건설은 해외 우발채무의 발생으로 대우건설의 인수를 포기하기 전부터 리솜리조트의 예비인수자로 낙점됐다. 호반그룹은 이후 종합리조트사업 육성계획을 수립했다. 그룹의 주력사인 호반건설은 현금 보유액이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해왔다. 리솜리조트의 인수도 그중 하나였다.

리솜리조트는 충남 안면도 리솜오션캐슬, 예산군 덕산면 리솜스파캐슬, 충북 제천시 리솜포레스트로 이뤄져 있으며 강원도 고성에도 사업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리솜리조트 M&A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원들의 동의율이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호반건설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리솜리조트의 회생계획안은 리조트의 관리인이 통과시켜야 할 문제"라며 "호반건설이 현재까지는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리솜리조트의 인수가 차질을 빚게 되면 그룹 차원의 사업 다각화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고성 사업부지에 눈독을 드렸던 호반그룹의 입장에서는 M&A 실패에 따른 타격이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리솜리조트는...
1999년에 설립한 리솜리조트는 3곳의 체인을 두고 있는 고급 테마형 리조트다. 태안반도 원유 유출 사고, 세월호, 메르스 사태로 영업 부진을 겪는 가운데 제천 사업장 건설로 금융비용이 증가해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구 사주가 분식 회계한 것이 드러나 구속수감 된 후 워크아웃을 거쳐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회사의 채무는 약 5820억원이다.

대전지방법원의 재무조사결과에 따르면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598억원이며 파산할 때 청산가치는 107억원이다. 회사가 파산할 경우 회원들에 대한 배당률은 0.06%다. 호반건설주택이 스토킹 호스 매각절차를 통해 우선 인수자로 확정된 상태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리솜리조트의 인수가액은 2500억원이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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