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종편 예능 전성시대다. 다양한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욕구를 채워주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JTBC ‘랜선라이프’ 채널A ‘아내의 맛’ TV조선 ‘도시어부’가 대표적이다. 방송 후 포털 사이트 장악은 물론 지상파 예능과 시청률 격차를 줄이며 점점 장벽을 허물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종편 예능의 인기 비결을 짚어 봤다.

랜선라이프

지상파 위협하는 종편 예능 

‘랜선라이프’는 1인 미디어와 TV를 결합, 최근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 등 기존의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포맷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로 꼽히는 크리에이터들의 삶을 관찰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카메라 뒷모습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BJ 대도서관, 윰댕, 밴쯔, 씬님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출연해 호기심을 샀다. 이들은 먹방, 패션, 뷰티, 게임 등 다양한 소재로 한 1인 미디어에서 약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미모, 입담, 스타성을 고루 갖춘 이들은 예능계에서 신선한 매력으로 어필했다. 그 결과 ‘랜선라이프’는 첫 회부터 3%에 육박하는 시청률(2.86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이하 동일)을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아내의 맛’은 제2의 ‘동상이몽’으로 불리고 있다. SBS ‘동상이몽2’를 연출한 서혜진 PD가 TV조선 이적 후 처음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 특히 함소원-진화 부부는 ‘동상이몽2’에 출연해 인기를 끈 추자현-우효광 부부와 닮은 점이 많았다. 열여덟 살 연하 진화는 함소원을 지극 정성으로 챙기며 아내 바라기 면모를 보였다. 훈훈한 외모와 탄탄한 재력, 뛰어난 요리 솜씨 등도 우효광과 비슷했다. 45세에 임신한 함소원은 30~40대 주부들의 고민인 난임 문제 등을 보여주며 공감을 샀다. 아울러 홍혜걸-여에스더는 갱년기를 겪는 중년 부부의 모습을 리얼하게 드러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 3%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방송 전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연일 화제다.

‘도시어부’는 지상파 예능의 인기를 넘어섰다. 지난 19일 방송된 ‘도시어부’는 시청률 4.715%로 동 시간대 예능 1위를 달성했다. 같은 시간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는 3.989%를 기록했다. ‘도시어부’는 배우 이덕화, 개그맨 이경규, 래퍼 마이크로닷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낚시 여행을 펼치는 프로그램. 아저씨들의 취미로만 여겨졌던 낚시가 남녀노소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떤 물고기가 잡힐지 모르는 긴장감과 함께 직접 요리해먹는 먹방으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주진모, 신화, 위너, 씨엔블루 이종혁 등 낚시를 좋아하는 게스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재미를 배가했고, 장혁, 주상욱 등 톱스타들의 러브콜도 줄을 잇고 있다. 장시원 PD는 ‘도시어부’가 사랑 받는 비결로 진정성을 꼽았다. “편집이나 연출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 모두 낚시 자체를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걸 시청자들이 신기해하면서도 재미있게 봐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아내의 맛' 함소원 진화

 
지상파 PD 대거 이적·신선한 소재

과거 몇 몇 종편 예능이 인기를 끈 적은 있지만, 종편 3사 예능 모두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 동안 종편 예능은 일부 인기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보통 시청률이 0~1% 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도 넘어서며 방송가 판도를 바꾸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한 지 7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랜선라이프’ 성치경, ‘아내의 맛’ 서혜진 CP 등 지상파 스타 PD들이 대거 종편으로 이적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는 지상파보다 자유로운 조직 체계와 종편의 전폭전인 지원이 바탕이 됐다. 더불어 시청자 욕구를 채워주는 다양한 콘텐츠는 시청자들의 인식도 변화시켰다. 종편이라고 하면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중·장년층을 위한 방송이라는 선입견이 많았지만, ‘랜선라이프’는 10~20대, ‘아내의 맛’과 ‘도시어부’는 10대부터 50대까지 아우르며 남녀노소에게 골고루 사랑 받고 있다.

물론 예능 시즌제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장기 편성을 추구하는 지상파 예능의 시청률이 하향 평준화 된 점도 없지 않다. 종편에서 인기 예능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채널 인지도가 개선 돼 지상파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한 관계자는 “종편 예능이 지상파를 압도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 예능계의 판세가 뒤집히고 있다”며 “이제 채널 인지도보다 콘텐츠 싸움에서 앞서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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