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이성로 기자] 경기 위축과 최저인금 인상으로 고용 시장 위축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과 금융권이이 문제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선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부분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전년보다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반응이었다.

금융권은 이보다 더 공격적인 채용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신한 KB국민 하나 농협 등 5대은행은 하반기중 역대급에 가까운 3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고 증권 보험도 최소한 지난해 수준 이상 규모로 인력을 충원할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예년보다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채용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채용규모가 상반기 4~5000명과 하반기 8~9000명 등 1만2000명 안팎에 이르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27일 열린 ‘2018 삼성드림클래스’ 환영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채용 변화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삼성의 채용문이 넓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삼성, 문대통령의 '고용확대' 당부에 호응할 듯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며 고용확대를 당부한 만큼 이에 부응하는 채용실적을 보여주지 않겠느냐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역시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약 7000명 정도를 고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벌써부터 10월로 예정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인적성검사.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와 마찬가치로 올해도 총 1만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한다. 상반기에 4000명을 채용한 만큼 하반기엔 6000명가량의 새 식구를 더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6년 초 “앞으로 3년 동안 3만6000명을 채용하고, 2020년까지 6만명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채용 규모는 1만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재계 순위 3, 4위인 SK그룹과 LG그룹 역시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확대될 전망이다. LG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LG화학이 전남 여수공장에 대규모 증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완공되고 나면 추가적인 인력 채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하반기 채용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다음 달에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필요한 인재가 많으면 유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난해 보다 약 300명 늘어난 850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는 지난 3월 앞으로 3년간 80조원을 투자해 2만8000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SK의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는 3500명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하반기에는 5000명 규모의 추가 채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SK 하이닉스 쪽 채용 규모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연합뉴스

◇SK 롯데 등 공격적인 채용 나설 듯

재계 5위인 롯데그룹 역시 하반기 채용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미 2021년까지 7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공격적인 인재 수혈에 나설 공산이 크다. 지난해 1만 3000여명을 채용한 롯데가 올 상반기에만 6000명을 뽑은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최소한 7000명 이상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계열사는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미 채용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다음 달 1일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면서 인공지능(AI), 정보통신(IT), 사용자경험(UX), 디자인 등 4개 부문에 총 400명을 선발한다.

대학생이 가장 가고 싶은 기업 1위 CJ그룹은 올해 총 1000명 정도 채용할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상반기는 이미 진행했고, 하반기는 9월쯤 모집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CJ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도입한 리스펙트 전형(블라인드 방식)의 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이는 출신 학교를 비롯해 학점, 영어 점수 등 일명 ‘스펙’이라고 불리는 정보를 입사지원서에 일절 기재하지 않는 방식이다.

한편 그룹 채용과는 별도로 CJ푸드빌·CJ올리브네트웍스·CJ오쇼핑·CJ CGV는 이미 이달 초 하반기 채용을 진행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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