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약사회,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조정 강하게 반발
강봉윤 정책위원장이 정부가 제시한 근거 자료의 신뢰도를 지적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보령제약 '겔포스'와 대웅제약 '스멕타'를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에 추가하려는 정부 방안에 대한약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의 필요가 아닌 재벌 유통업계의 이해관계에 따른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약사회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소재 약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 중인 ‘편의점 판매약 품목 조정’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강봉윤 약사회 정책위원장은 "겔포스는 안전상비의약품 추가를 검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성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안전성 기준에 따르면 안전상비의약품은 영·유아, 노인 등 특정 대상을 제외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겔포스는 6개월 미만 영·유아에게는 쓸 수 없는 제품이다.

약사회 측은 정부가 편의점약 품목 조정의 근거로 제시한 고려대 산학협력단 설문조사 결과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강 정책위원장은 “설문조사는 편의점 업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즉, 정부가 추가하려는 의약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닌 편의점업계가 원하는 품목”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의 필요가 아닌 재벌 유통업계의 입맛에 맞게 추가 품목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약사의 복약지도가 잘 이뤄지지 않아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사는 것과 편의점에서 사는 것이 다를 바 없다는 일각의 시선에는 “술에 취한 사람에게 타이레놀을 파는 약사는 없을 것”이라며 “편의점 약 판매자는 약의 부작용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술에 취한 사람에게도 팔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최예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 팀장은 “음주자가 해열제를 사 먹는 것은 특수한 사례”라며 “작은 부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전체 소비자의 약품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편의점 약품 판매를 막을 것이 아니라 의약품에 주의사항을 명확히 기재해 소비자가 주의사항을 알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8일 열리는 지정심의위원회를 통해 제산제 겔포스와 지사제 스멕타 편의점 상비약 신규 품목 추가를 논의한다. 이번 회의를 통해 2개 의약품이 추가되는 대신 수요가 낮은 2개 품목이 제외돼 기존 13개 안전상비의약품 수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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