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을 수상한 코체르 비르카르 케임브리지대 교수(오른쪽)./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준 기자] “이 상을 받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란 난민 출신인 코체르 비르카르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면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환희의 순간도 잠시, 그는 수상 직후 메달을 도난당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국제수학연맹(IMU)는 1일(현지시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코체르 비르카르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포함한 4명을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비르카르 교수는 수상한지 불과 몇 분 후에 메달을 도난당했다.

브라질 매체 TV 글로보에 따르면, 그는 잠시 탁자에 수상 메달과 지갑, 휴대폰이 담긴 서류가방을 두고 행사가 열린 집회장에 이동했다. 그러나 이후 서류가방을 도난당한 사실을 알린 그는 안전 직원에 이 사실을 알렸다. 수색 직후 가방은 찾았지만, 이미 메달과 지갑은 사라진 상태였다.

ICM 조직위원회는 이번 도난 사건과 관련해 "비르카르 교수의 필즈 메달 등이 담긴 서류가방이 도난당한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필즈상은 4년마다 40세 이하 수학자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14K의 금으로 만들어진 메달과 1만 5000달러(약 17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에는 비르카르 교수를 포함해 30살의 독일 '스타 수학자' 페터 숄체 본 대학 교수와 호주의 인도계 '신동' 악샤이 벤카테슈 스탠퍼드 대학 교수, 이탈리아의 알레시오 피갈리 ETH취리히대학 교수가 선정됐다.

한편, 비르카르 교수는 이란 쿠르드 접경 지역인 마리반 출신으로 알려졌다. 마리반은 이란과 이라크 간 전쟁으로 최대 타격을 입었던 지역으로 비르카르 교수도 “대 혼란기였던 내 학창시절은 이란과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었고 경제도 매우 좋지 못했다”면서 “부모님이 농부여서 나 역시 대부분 시간을 농사일에 할애해야 했기에  수학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테헤란 대학을 졸업한 그는 영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떠나 난민 지위를 인정 받고 영국 시민권을 획득해 그곳에 정착했다. 이후 비르카르 교수는 ‘필립 레버훌름’ 상을 받는 등 ‘'쌍유리 기하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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