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경 수속을 위해 이동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준 기자] 북한 대남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3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하는 시기에 맞춰 현대 일가와의 인연을 부각했다.

현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원 15명은 이날 오전 북한 금강산을 찾아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던 2016년 이후 3년 만에 고(故) 정몽헌 전 현대회장의 추모식을 갖는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께 강원도 고성 동해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출경 수속을 마치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금강산으로 이동했다.

이와 함께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남조선 현대 일가가 받아 안은 영광’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대 일가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매체는 “남조선의 전 현대그룹 정몽헌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5년이 됐다”면서 “온 겨레는 정몽헌 회장과 그의 일가에 돌려주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오늘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6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만나 ‘민족이 화해하는 길을 열어놓은 개척자’라고 평하고, 2001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 사망 당시 조전과 조화를 보낸 일화들을 소개했다.

또 매체는 김정일 위원장이 2005년 7월 원산에서 현정은 회장을 만난 당시 고 정 전 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우리는 북남관계에서 당국보다 훨씬 앞서 현대와 첫 사랑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절세위인들의 숭고한 민족애·동포애에 떠받들리여 영생하는 삶'이라는 글에서도 "절세위인들의 숭고한 민족애와 동포애에 떠받들려 북남 경제협력과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민족의 공영, 공리를 도모하는데 공헌을 한 사람 중에는 전 현대그룹 회장이였던 정몽헌 선생도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돌이켜보면 북과 남의 군사 무력이 첨예하게 대치돼 있는 최전선지역에 위치한 금강산지구에 대한 관광사업은 누구나 쉽게 내릴 수 있는 결단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처럼 현대 일가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인 이유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분위기 띄우기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자기 민족의 명산을 부감(높은 곳에서 감상)하는 데 외세의 제재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는 보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정면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뒤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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