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리사 브레넌 잡스의 'Small FRY'. /사진=Grover Press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불완전하지만 특별한 두 가정에서 보낸 가슴 아픈 유년시절 이야기"

글로벌 IT 기업 '애플'의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의 혼외 자식이자 장녀인 작가 리사 브레넌-잡스(Lisa Brennan-Jobs, 40)가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다룬 회고록을 낼 예정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Fast company 등 복수의 매체는 내달 4일 리사 브레넌-잡스의 첫 작품인 회고록 '스몰 프라이(Small Fry·별 볼일 없는 사람, 하찮은 사람)'가 출간된다고 소개했다.

저자인 리사는 1978년 스티브 잡스와 크리스틴 브레넌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리사는 잡스가 고교 시절부터 사귀어온 브레넌이 임신한 상태에서 헤어졌기 때문에 혼외 자식이었다. 잡스는 한때 리사가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리사를 안고 있는 젊은시절 스티브 잡스. /사진=MacRumors

잡스는 리사의 유년시절 브레넌에게 양육비로 한달에 500달러씩 보내줬다. 또 한달에 한 번 그들의 월세 방을 찾아왔다. 리사는 회고록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회상했다. 

다음은 'Small Fry'에서 일부 발췌한 부분이다. 리사는 친자 검사와 자녀 양육 지원이 강요된 후 마침내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서 처음으로 아버지 잡스를 만나게 된다. 

잡스는 “너 내가 누군지 아니?” 물었다. 그의 머리카락은 눈까지 다달았다. 나는 세 살이었고 “모른다”고 대답했다. “난 네 아버지야.” (어머니가 후에 이 이야기를 내게 들려 주었을 때 “그는 다스베이더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는 말 했다. “난 네가 아는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지”

그 후로 잡스는 리사를 자주 찾았다. 롤러 스케이트를 타거나, 그의 포르셰에 태우거나 저녁을 먹거나 핫 터브 소풍에 데리고 나갔다. 그는 "아버지가 오기로 한 날 약속을 어긴 적은 없었다"면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아버지와 노는 날만큼은 내가 평범한 친구들과 다르지 않다는 기분을 느꼈다"고 썼다.

하지만 여전히 둘의 관계에는 문제가 있었다. 한 때 리사는 아버지가 스크래치가 날 때마다 포르셰를 바꾼다는 소문을 듣고 그 차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자 냉담한 답변을 돌아왔다.

“넌 아무 것도 가질 수 없어” 그는 말했다. “알겠어? 아무 것도. 넌 아무 것도 못 가져.” 그가 자동차, 다른 어떤 것, 더 큰 것을 의미한 것일까? 난 몰랐다. 그의 목소리는 내 가슴을 날카롭게 찔렀다.

리사는 고교 때까지 어머니 손에 키워지다가 잡스가 1991년 새 가정을 꾸리며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여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리사는 잡스의 지원 덕분에 명문 팰로앨토고교와 하버드대,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리사는 잡스가 생을 마감할 때 곁을 지켰다. 현재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잡스가 1983년 개발해 출시한 퍼스널 컴퓨터 '리사(Lisa)는 딸 리사 브레넌 잡스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잡스는 처음에 리사라는 명칭은 로컬 인터그레이티드 시스템 아키텍처(Local Integrated System Architecture)의 머리글자라고 밝혔지만 이후 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앞서 리사의 어머니이자 잡스의 전 여자친구인 크리스앤 브레넌은 2013년 ‘애플 한 입(The Bite in the Apple): 스티브 잡스와 함께 한 나의 삶 회고'를 출간했다. 브레넌은 이 책에서 잡스를 "악마"라고 표현하며 “애플이 성공한 후 잡스의 영혼이 타락했다. 성공이 그를 훌륭한 인간으로는 만들지 못했다“며 "조금은 어리숙하고 순수하던 잡스는 애플 성공 후 사악하게 변했다”고 비난했다.

브레넌은 회고록을 내기 전인 2005년에도 잡스에게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이유로 3000만달러(약 348억6300만원)의 보상금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이처럼 어떻게 보면 불행하고 혼란스러운 가정 환경에서 성장한 리사는 이번 회고록에서 아버지와의 애증의 관계에 대해 고백했다. 스몰 프라이의 출판사 Grove press는 "스몰 프라이는 불완전하지만 특별한 두 개의 가정에서 보낸 리사의 가슴 아픈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복잡한 가족의 초상화 부분, 70 년대와 80 년대에 캘리포니아에 보내는 사랑의 편지 부분을 담고 있는 소몰 프라이는 통찰력 있는 새로운 문학적 목소리로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라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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