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0만명 직간접 고용효과...정부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협조 요청에 적극 화답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삼성이 신산업 진흥과 일자리 창출에 180조 원을 쏟아붓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써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측의 요청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최고경영진이 화끈하게 화답한 모양새가 됐다.

삼성은 8일 발표한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통해 향후 3년간 국내 130조 원을 포함해 총 180조 원을 투자하고, 직접채용 4만 명을 비롯해 70만 명 규모의 직간접 고용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80조 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단일 그룹으로는 역대 최대다. 4만 명이라는 채용 규모 역시 두산, 효성 등 국내 주요 그룹사의 총 임직원 수와 맞먹을 정도로 대규모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

삼성의 이번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은 ▲신규투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사업 육성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상생협력 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연평균 43조 원 투입, 최대 4만 명 직접 고용

삼성은 이번에 100조원대일 것이라는 그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향후 3년 간 투자 규모를 총 180조 원으로 확대하고 이 중 연평균 43조 원 규모인 총 13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는 계획이다.

삼성은 주력 부문중 하나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PC, 스마트폰 중심의 수요 증가에 이어 미래 AI(인공지능),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의 신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하여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고용 계획에 있어서도 상당히 공격적인 방안을 선보였다. 실제 채용계획 상 3년 간 고용 규모는 약 2만 ~ 2만 5000명 수준이었으나 이번에 최대 2만 명을 추가 뽑겠다고 밝혀 '일자리 창출'에 적극 앞장 설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삼성은 국내 130조 원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에 대해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40만 명 ▲생산에 따른 고용 유발 30만 명 등 약 7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4차 산업혁명에도 앞장…신산업 집중 육성

삼성의 투자계획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AI·5G·바이오·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 이른 바 '4대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 전략이다. 삼성은 이 분야에 약 25조 원을 투자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AI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AI센터를 허브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1000명의 인재 확보에 나선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칩셋·단말·장비 등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 도약도 추진, 이는 5G 인프라는 자율주행, IoT, 로봇,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신 산업 발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시밀러(제약), CMO사업(의약품 위탁생산) 등은 삼성이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이밖에도,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ICT, 디스플레이 기술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해 자율주행 SoC(System-on-Chip,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전장부품 기술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체력 다지기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2013년부터 물리,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AI, 5G, IoT, 바이오 등 미래성장 분야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SW교육과 스타트업 지원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삼성은 강점인 소프트웨어(SW) 역량과 스타트업 지원 경험을 적극 활용,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먼저, SW교육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정부와 함께 청년들에게 양질의 SW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의 취업 기회 확대를 돕기로 했다. 향후 5년 간 청년 취업 준비생 1만 명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서울과 수도권, 지방을 포함한 전국 4~5곳에 교육장을 마련해 SW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5년 간 5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 청년 창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C-Lab) 인사이드’를 확대해 200개 과제의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2012년부터 도입된 이 제도는 창업ㆍ분사 이후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 이내에 복직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를 사내에 국한시키지 않고 외부로 확대해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향후 5년 간 300개의 외부 스타트업 과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 상생협력 확대로 중소기업 직접지원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키로 했다. 정부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 4.0'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2,500개를 지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 삼성과 중소벤처기업부는 향후 5년 간 1100억 원(중기부 500억 원, 삼성 600억 원)을 조성하고 중소기업 2500개사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5년 간 약 1만 5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삼성의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도 총 4조 원으로 확대된다. 1~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기 위해 총 7천억 원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펀드(상생펀드 및 물대지원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협력사의 ▲시설 투자와 R&D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펀드'에 4천억 원 ▲물대 현금 결제를 위한 '물대지원펀드'에 3천억 원을 각각 조성해 3차 협력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 측은 "이번 방안은 관계사 이사회 보고를 거친 것으로,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삼성과 중소기업, 청년이 윈윈(Win-win) 할 수 있고,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은 환영할만한 일로 우리사회의 일자리 확충과 고용에 있어 좋은 소식"이라며 "반도체 등에서 최근 중국이 추격하고 있는데 이번 계기로 신사업 발굴과 발전에 기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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