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디젤 엔진 상회하는 연비와 토크
HUD와 반자율주행 등 다양한 편의 기능 탑재
중후함 잃은 인테리어, 맥 빠진 스포츠 모드 아쉬워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혼다가 2013년 국내에 처음 출시한 어코드 하이브리드(HV)는 같은 하이브리드카 중에서도 연비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모델이었다. 공인 연비보다도 높은 실제 연비. 그러면서 전기차 수준의 승차감까지 발휘해 패밀리 세단으로는 인기가 높았다.

혼다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10세대 어코드 HV도 장점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연비 운전 재미를 더하면서 더 나은 차가 됐다.

혼다코리아가 준비한 시승 행사에 참가해 새로워진 어코드 HV를 경험해봤다. 강원도 춘천시 일대를 돌아보는 짧은 시간, 여전한 효율성을 확인했다.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혼다코리아 제공

디젤 엔진... "필요 없다"

어코드 HV는 공인 연비가 18.9km/ℓ다. 동급 하이브리드카나 디젤 세단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어코드 HV는 도심 연비가 고속 연비보다 더 높아서 도심에서 운행하기 좋다. 고속에서는 18.7km/ℓ, 도심에서는 19.2km/ℓ다.

실제로는 시승 구간이 한산했던 영향으로 17km/ℓ 정도가 나왔다. 스포츠 모드를 자주 이용했고, 도로가 대부분 한산했던 탓에 회생 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월등한 수준이다.

혼다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엔진 1개와 전기모터 2개를 사용한 3세대 i-MMD 시스템을 적용했다. 토요타 캠리와 같은 직병렬 하이브리드다. 혼다코리아 제공

어코드 HV는 3세대 i-MMD 시스템을 파워트레인으로 쓴다. 2리터 앳킨슨 엔진과 2개 모터를 조합한 직병렬형이다. 토요타 캠리와 같은 방식이다.

그러면서도 혼다는 더 높은 연비를 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몸무게는 이전 모델보다 50kg, 경쟁 모델보다는 100kg 가량 가볍다. 1450mm의 낮은 전고에 패스트백 스타일 디자인으로 공기 저항도 크게 줄였다.

디젤 엔진의 힘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제원상 최대토크가 17.8kg·m이지만, 모터가 내는 힘은 그 2배 가까운 32.1kg·m이다. 저속에서는 거의 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강력한 힘을 느껴볼 수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HUD와 레인 워치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탑재했지만, 통풍 시트를 제외해 아쉬움을 남겼다. 혼다코리아 제공

톡톡튀는 실용성..."눈에 띄네"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이전 9.5세대 모델보다 연비가 약간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전 모델은 공인 연비가 19.3km/ℓ나 됐다.

대신 10세대 어코드 HV는 연비를 떨어뜨린 납득할만한 이유를 충분히 준비해뒀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득한 편의사양이 바로 그것이다.

클러스터부터 화려하게 변했다. 투박함으로는 비교할 데가 없던 이전 모델과 달리, 디지털 방식을 적용해 화려해진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에는 배터리 충전량을 표시해서 회생 제동을 유도한다.

모드에 따라 정보 출력 방법도 달리했다. 예컨대 에코모드를 사용하면 RPM 대신 모터와 엔진 사용 수준을 볼 수 있게 변신한다. 올라가는 바늘에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혼다 브랜드가 자랑하는 편의 기능인 혼다 센싱과 레인 워치도 물론 탑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사용할 수 있다.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승차감을 위해 어댑티드 댐퍼 시스템도 달았다.

넓은 공간도 이전 모델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내연기관 차량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공간이 나온다. 배터리를 2열 하부로 낮췄다는 것이 혼다측 설명인데, 2열 공간에는 차이가 없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2열. 넓은 공간이 장점이지만, 시트 마감이 다소 허술했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참을 수 없는 아쉬움...'인테리어, 스포츠 모드'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 고급스러웠던 9.5세대와 비교하면, 2열 시트 등 일부 마감이 다소 허술했다.

인테리어도 너무 가벼워졌다. 기어봉을 버튼식 변속기로 대체하고 센터페시아 버튼도 최소화했다. 디스플레이도 플로팅 타입 7인치로 ‘휑’한 기분을 더한다.

10세대 어코드 HV는 타깃 소비자 연령층을 낮추고 있다. 외관 디자인과 같이 내장 인테리어에서도 젊어지려는 노력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젊은 감각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대신 패밀리 세단의 중후함을 잃어버렸다. 혼다코리아 제공

다만 통풍 시트를 넣지 않은 점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경쟁 모델인 캠리를 떠올려보면, 혼다가 어코드 HV 편의기능에 많은 노력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인 통풍시트를 뺀 탓에 점수를 크게 깎았다.

주행 성능도 너무 ‘점잖’아졌다. 최고출력은 엔진에서 145마력, 모터에서 184마력. 합치면 215마력으로 이전 모델과 같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아도 느껴지지 않는다.

모드를 바꿔도 마찬가지다. 어코드 HV는 노멀, 이콘(ECON), 스포츠 모드 등 3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클러스터 디자인이 바뀌는 것 뿐, 주행능력 변화는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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