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이정재가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특별출연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염라대왕 역으로 활약 중인 그는 1편에 이어 ‘신과함께-인과 연’(신과함께2)에서도 후반부의 반전을 책임지는 인물로 활약했다. 특별출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제작보고회, 언론배급시사회, 무대인사, 인터뷰 등 홍보 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염라스틴’ ‘염라언니’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이정재는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한 이미지가 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 ‘신과함께’ 시리즈가 어떤 의미기에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나.

“염라대왕은 카메오가 아니라 완벽한 조연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특별출연이나 염라대왕의 역할을 봤을 때 영화의 조연이나 다름없다. 김용화 감독이 조연이라고 쓰기 싫어서 특별출연, 우정출연이라는 수식어를 쓴 것 같다. 김용화 감독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저승의 염라대왕을 연기한 배우는 처음이다.

“캐릭터의 예시가 없다. 그래서 초반에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상상력이 너무 방대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초반에 첫 장면을 찍고 10개월이 지난 뒤 다시 합류했다. 캐릭터를 연구하고 고민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

-긴 머리가 불편하지 않았나.

“의외로 무거워서 힘들었다. 여성분들도 머리가 기신 분들은 힘들 것 같다. 내가 불편해하니 촬영장에서 큰 집게로 머리를 꽂아 올려줬다. 그 모습을 본 하정우가 ‘염라언니’ ‘염라스틴’이라고 한 거다. 별명을 참 잘 지어준 것 같다. 관객의 반응도 좋아서 오히려 정우한테 고맙다.”

- ‘오! 브라더스’(2003년) 이후 김용화 감독과 오랜만에 만났다.

“사실 그 전에도 카메오로 나와 달라는 부탁은 많이 받았지만 거절했다. 하지만 ‘신과함께’는 거절할 수 없었다. 1, 2편 동시 촬영하는 데다 시간차를 두고 개봉하는 영화지 않나. 1편이 잘 안됐을 경우에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게 뻔했다. 안도와 줄 수 없었다.”

-전편 ‘신과함께-죄와 벌’의 개봉을 앞두고 김용화 감독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던데.

“김용화 감독이 후반 작업을 다 마치고 기술 시사 후 난 더 이상 할 것 없이 다 쏟아부었다고 이야기했다. 1편 개봉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눈물이 났다. ‘미스터 고’가 흥행에 실패했고, 그 동안 김용화 감독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니까. 하정우는 고기 불판을 사이에 두고 남자 둘이 우니 재미있다며 휴대폰으로 찍고 있었다.”

- ‘관상’ ‘암살’ 등에서 한 대사가 패러디되기도 했다. 이번 영화 역시 ‘슬퍼서 우는 것이냐, 억울해서 우는 것이냐’라는 뇌리에 박히는 대사가 나오는데.

“내게 가장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했다. 그 대사가 염라의 캐릭터를 만드는 첫 번째 단추다. 다른 캐릭터들은 천 년 전 과거를 통해 자신이 어떤 인물인지 깨닫게 된다. 반면 염라는 천년 동안 기억을 갖고 있으면서 기다리고 있던 인물이다.”

-어느 덧 데뷔 26년 차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은 선배로 남고 싶나.

“내가 본보기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저 영화인으로서 계속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다. 역할이나 비중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프로젝트에 늘 참여하고 싶다. 이제 그럴 나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체력 관리를 꾸준히 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냥 가벼운 운동을 자주 한다. 물론 촬영 날짜 잡혔을 때는 다이어트를 한다. 이제 살찌는 나이거든. (웃음) 시간이 남으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라틴댄스, 요가, 필라테스 등 이것저것 많이 해 봤다. 스포츠 댄스도 재미있어서 다시 해보려고 한다.”

-정우성과 ‘절친’이었는데 하정우까지 합류해 3인방이 됐다.

“좀 더 기댈 수 있는 데가 생긴 것 같다. 서로 같은 소속사다보니 도움도 많이 되고 더 재미있다. 하정우가 워낙 활동량이 많다. 재미있는 걸 많이 만들어낸다. ‘꽃보다 할배’를 같이 찍고 싶다고 했는데 혼자만의 생각이다. 한 번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웃음)”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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