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역에 위치한 애경그룹 신사옥 조감도. / AK홀딩스

[한스경제 장은진 기자] 애경그룹은 최근 ‘젊음의 거리’ 홍대에 새둥지를 틀었다.

이달 홍대 인근에 문을 연 신사옥에 지주사 AK홀딩스가 입주한 데 이어 앞으로 애경산업, AK컴텍, AK아이에스, 마포애경타운 등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1976년 구로에 자리 잡았던 애경그룹 본사를 40여년 만에 이전하며 새로운 도약에 나선 것이다.

애경그룹은 올해부터 스마트(Smart), 서치(Search), 세이프(Safe)를 강조하는 이른바 '3S' 경영방침을 도입했다. 또 투명한 의사결정으로 윤리경영 정착에도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그룹 주력사중 하나인 애경산업은 3월 증시에 상장한 데다 화장품 사업의 순항으로 그룹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애경산업이 지난 10일 72개 수금업자들에게 수수료와 지연이자를 미지급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로 경고조치를 받았다. 

미지급한 금액은 수수료 지연이자를 합쳐 총 6844만원이다. 올 상반기 매출 3434억원, 영업이익 432억원, 당기순이익 335억원 등을 기록했던 애경산업이 총합 7000만원도 안 되는 수수료와 지연이자를 미지급한 것이다. 

애경산업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가 적발된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실수라고 보기도 어렵다. 지난 2017년에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공정위에 경고조치를 받았다. 

한번은 실수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해는 고스란히 관련업체들에게 돌아간다. 의도와 무관하게 두 번 ‘갑’질을 한 셈이다. 

그룹이 투명한 경영을 약속하며 내세운 3S 경영방침이 주력사인 애경산업에서부터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룹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 새로운 도약을 앞둔 애경그룹에게  아쉬운 이유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아무리 그럴 듯한 성(城)을 세워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계열사의 실수 반복으로 애경그룹의 홍대시대에 오점을 남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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